1강 없는 춘추전국시대…'경선 룰'이 가른다
그대로 유지시 '민심' 후보 유리…찬탄파도 '가능성'
2025-04-07 17:58:41 2025-04-07 17:58:41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 국민의힘이 윤석열씨 탄핵에 따른 충격에도 '조기 대선' 모드에 돌입했습니다. 이에 따라 여당 잠룡들의 대선 출마 선언도 잇따르고 있는데요. 거론되는 대선 주자만 13명에 이를 만큼 후보군이 '난립'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대세론을 형성할 '1강'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당내 '경선 룰'이 대선 판세를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여권 잠룡들 일제히 '한 자릿수' 지지율
 
국민의힘은 '1호 당원' 윤씨 탄핵 직후지만 곧바로 조기 대선을 위한 준비에 돌입하는 모습입니다. 국민의힘은 우선 현 지도부 체제로 조기 대선을 치르겠다는 방침입니다. 7일 국민의힘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관리위원회를 꾸리고 위원장으로는 황우여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내정했습니다. 민주당보다 빠르게 당 경선관리위원회를 꾸린 겁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워장은 이날 사무처 조회 직후 기자와 만나 "(황 전 비대위원장은) 선거 경험이 많고 당무 경험도 많다"며 "연륜이 있어 적임자라고 생각했다"며 선임 이유를 밝혔습니다. 그는 경선 룰에 관해서도 입장을 전했는데요. 권 비대위원장은 "경선 룰은 경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할 예정인데 기본적으로 당헌·당규가 기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국민의힘의 대선주자로 언급되는 인물만 10명 이상인데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안철수 의원·오세훈 서울시장·유승민 전 의원·유정복 인천시장·이정현 전 의원·이철우 경북도지사·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홍준표 대구시장(가나다순) 등이 거론됩니다. 이 중 몇몇 인물은 출마 선언을 하며 국민의힘 '대선 레이스' 참가를 공식화했습니다. 대선 주자 중 완벽한 '1강'이 있다고 단언하기 힘든 '춘추전국시대'입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지지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31일∼지난 2일까지 조사한 전국지표조사 결과(7일 공표·오차범위 ±3.1%포인트에 95% 신뢰수준·전화면접조사),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그쳤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3%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김 장관의 지지율은 9%로 조사됐습니다. 3월 3주차 여론조사 때 1%포인트 하락한 이후 2주 연속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겁니다. 홍 시장, 오 시장, 한 전 대표(이상 4%) 등도 모두 한 자릿수를 기록했는데요. 이중 김 장관은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27%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뒤이어 오 시장이 10%를, 한 전 대표가 9%, 홍 시장이 8%를 기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윤석열,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당시)가 2021년 11월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2차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며 나란히 박수를 치고 있다.(사진=뉴시스)
 
시간상 룰 변경 사실상 '불가'
 
김 장관과 홍 시장은 대표적인 탄핵 '반대파'로 분류됩니다. 반면 한 전 대표를 비롯한 안 의원 등은 탄핵 '찬성파'로 분류됩니다. 여권 대선 주자들은 경선 과정에서 중도 확장성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상대할 수 있다는 경쟁력을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선 탄핵을 반대한 인물과 찬성한 인물이 갈려 윤씨 파면의 책임공방을 벌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다만 국민의힘은 현행 경선 룰을 '선거인단 투표 50%·여론조사 50%' 방식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경선 룰에 따라 후보들의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각 후보들마다 이해관계를 따져 경선 룰을 수정하자는 주장을 펼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민의힘 판세를 뒤집을 변수 중 하나는 경선 룰입니다. 앞서 지난 20대 대선 당시 경선 방식은 지난 20대 대선 때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1차 예비경선 때는 민심 80%·당심 20%를 반영했습니다. 이어진 2차 예비 경선에서는 민심 70%·당심 30%를 합산했고, 본경선은 당헌·당규대로 민심 50%·당심 50%로 결정됐습니다. 
 
당심과 민심이 5대5로 반영된 본경선 결과 윤씨(당시 후보)는 최종 47.85%를 얻어 41.50%를 득표한 홍 시장(당시 후보)를 꺾었습니다. 윤씨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37.94%를 얻어 48.21%를 기록한 홍 시장에게 민심에서 10.27%포인트 뒤쳐졌습니다. 득표수로 환산하면 3만7338표 차이가 났습니다. 최종 결과 윤씨가 승리했지만 민심을 얻었던 홍 시장이 '골든 크로스'까지 넘볼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현재의 5대 5 비율 역시 민심을 업은 후보가 유리한 국면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당심에서 유리한 김 장관이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됩니다. 이 경우 '중도 확장'이 가능하다고 평가받은 오 시장과 한 전 대표, 안 의원 등도 승부를 걸어볼 만하단 겁니다. 
 
선관위원장으로 내정된 황 전 비대위원장도 경선 룰을 수정할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황 전 비대위원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문제는 시간이다"라며 "시간 막 쓰다가는 본선 준비를 못 한다. 룰을 바꾼다면 거기에 대한 문제점도 검토가 필요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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