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새 대통령 누가 돼도 '포퓰리즘' 우려
2025-04-04 14:06:19 2025-04-04 15:30:36
 
[뉴스토마토 이종용 선임기자] 윤석열 파면으로 조기 대선 국면이 시작되지만 이를 바라보는 금융권은 착잡하기만 합니다. 누가 정권을 잡든 금융권 옥죄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여야를 불문하고 '민생 회복'을 화두로 내세우는 만큼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을 잡기 위한 포퓰리즘 공약이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윤 파면 이후 금융정책 공백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날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탄핵안을 인용한 직후 비상 대응 체제로 전환하고, 금융시장 안팎의 상황을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당국 입장에서 현 상황은 뭔가를 새롭게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닙니다.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이 불명예 퇴진함에 따라 윤석열정부 역시 사실상 수명을 다했기 때문입니다. 행정부 일원인 금융당국도 동력을 잃은 상태로 비정상 가동 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금융권 압박을 주도했던 금융당국 관료들의 거취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다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다음 대선 때가지 상황을 관리할 뿐 적극적인 인사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의 임기는 금융위원회 설치 관련 법률에 명시돼 있지만 보장된 것은 아닙니다. 법률에 명시된 바로는 두 자리 모두 취임 후 3년간 임기 후 연임도 가능합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2022년 6월에 취임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임기 만료까지 각각 2년, 2개월 정도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경우 임기가 많이 남았지만, 정권이 바뀌면 후임자에게 자리를 물려줄 가능성이 큽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금융당국 책임자들의 면면이 바뀌었던 전례가 있습니다.
 
윤석열씨가 파면됨에 따라 현 정부가 추진해온 금융정책들도 동력을 잃게 됐다. 사진 왼쪽부터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뉴시스)
 
'금융권 옥죄기' 이어질 듯
 
다만 금융권은 금융권 옥죄기가 심해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입니다. 현 정부는 지난 3년간 '은행은 공공재', '돈 장사' 등의 표현을 쏟아내며 금융권을 압박해왔습니다. 고금리 시기에 도래하면서 국민들은 이자 부담에 허덕이는데 금융사들은 땅짚고 헤엄치기식 이자장사로 돈잔치를 한다는 비난입니다. 이는 금리정책 개입과 조 단위의 상생금융 마련 압박의 근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은행 등 금융권은 3조원이 넘는 상생금융 방안을 지난해까지 내놓은 바 있습니다.
 
오는 6월 초에 열릴 대선에는 민생 경제 회복이 유력하게 대두될 전망입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어도 은행 옥죄기가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우려했습니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은행 대출 가산금리에 각종 출연금을 넣을 수 없도록 하는 은행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등을 합산해 최종 결정되는데, 가산금리는 은행의 운영 비용, 신용위험, 자본 비용 등을 반영한 추가 금리입니다. 은행이 대출을 취급하면서 치르는 비용이라 가산금리에 반영해야 하지만 민주당은 이를 법으로 강제하겠다는 것입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이 아니었다면 민주당은 국회를 통과를 시킬 계획이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민주당이 금융사의 이자이익의 일부를 기여금으로 징수하는 '횡재세' 발의도 추진한 바 있다"며 "은행권 입장에서는 가산금리 손질 법안을 수용하는 선에서 횡재세 발의만큼은 막자는 분위기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이자이익에 기대고 있는 수익 구조를 바꾸기 위해서는 금산분리 완화 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 또한 요원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행 은행법상 금융지주사와 은행은 비금융사의 지분을 각각 5%와 15%까지만 소유할 수 있습니다. 은행들은 줄곧 투자 제한 빗장을 풀어 혁신을 이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금융당국도 현 정부 내내 금산분리 완화 논의에 대해 줄곧 운을 떼었습니다. 다만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대로 임기 내내 답보 상태입니다. 민주당 강령에는 "금산분리 원칙을 견지해 금융소비자의 편익을 증대시키고 경제적 피해는 억제시킨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금산분리 완화를 강하게 반대했던 박홍배 전 금융노조 위원장 등 노조 출신 인사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한 만큼 야당의 반대 입김은 더욱 거셀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월20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더불어민주당-은행권 현장간담회에서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한 은행장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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