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발란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과 동시에 인수합병(M&A) 계획을 밝혔습니다. 상거래 채권을 변제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명품 플랫폼의 하향세를 고려할 때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지난 31일 회생계획안 인가 전 외부 인수자를 유치해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최형록 발란 대표가 직접 인수자 유치 과정에서 기존 입점사들이 지속해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관련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인데요.
그러나 업계에선 유동성 관리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영업이 지속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합니다. 발란은 2015년 설립 이후 단 한 해도 영업이익 흑자를 내지 못했습니다. 2023년말 기준 결손금이 매출(392억원)의 두 배인 785억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2023년 3000억원을 기록하던 기업가치는 최근 300억원대로 하락했습니다.
여의도 IFC몰 발란 커넥티드 스토어. (사진=발란)
명품시장 규모도 축소되고 있는 추세인데요.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주요 명품 플랫폼의 누적 카드 결제 금액은 전년(9245억원)보다 약 59% 줄어든 3758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발란의 행보를 두고 물음표를 던지고 있습니다. 통상 회생신청을 하고 법원의 판단에 따라 M&A를 추진하는 것이 일반적인 반면, 발란은 이번주 중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M&A에 집중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인데요.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하면 상거래채권인 판매대금 정산은 더욱 어려워지게 됩니다. 법원이 회생 절차 개시를 결정하면 모든 채권의 지급을 일시적으로 중단되기 때문입니다. 회생 개시일 20일 이내 발생한 공익채권은 자체적으로 지급이 가능하지만 그 밖의 회생채권은 법원 승인을 거쳐야 변제할 수 있습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발란에 기업회생 절차라는 큰 이슈가 생겼는데, 결국 발란 측이 매각을 통해서 자금을 마련해 대금을 갚겠다고 하는 것인데, 사실 지금 이커머스 시장이 만만치 않고 이미 많은 매물들이 나왔지만 판매까지 이뤄지는 경우가 흔치 않아 해결책으로는 부적절해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회생절차 이후 계획에 대해 발란 측은 "상황이 워낙 긴박하게 돌아가다 보니, 내부 다른 투자자들 및 이해관계자들이 있어 쉽게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무엇보다 현재 향후 청사진이 그려진 상황이 아니기에 만들어 가는 상황이라고 이해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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