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투엔진 먹통 대응 훈련, 에어서울만 참사 이후 도입
에어서울 “국토부 지침 이후 개설”
국내 항공사들 참사 이전부터 실시
국토부, 1월께 정기 훈련으로 권고
2025-04-01 15:52:05 2025-04-01 18:16:39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17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주항공(089590) 여객기 참사의 최초 사고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인한 투 엔진 셧다운(먹통)이 지목된 가운데, 대한항공(003490), 아시아나항공(020560), 진에어(272450) 등 국내 주요 항공사들은 참사 발생 이전부터 투 엔진 먹통 대응 훈련을 비정기적으로나마 해온 반면,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서울은 참사 이후에야 해당 훈련을 도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국내 항공사에 해당 훈련을 정기적으로 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2016년 10월 중국 광저우를 출발한 에어서울 A321-200 항공기가 인천국제공항에 랜딩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1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대부분의 항공사가 비정기적으로 해왔던 투 엔진 셧다운 대응 훈련을 에어서울은 지난 1월 말께 처음으로 도입했습니다. 국토부가 국내 항공사들에게 새떼 충돌로 인한 대비 차원에서 해당 훈련을 정기로 전환할 것을 권고한 뒤에야 개설한 것입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하나의 엔진이 손실됐을 때를 대비하는 훈련은 있었지만, 투 엔진 페일(셧다운) 대응 훈련은 원래 없었다”면서 “참사 이후 해당 훈련을 도입했으며, 국토부 지침에 따라 투 엔진 페일을 이번 정기 훈련부터 포함시켰다”고 했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권고 내용은 (비정기적으로 진행해 오던 투 엔진 손실 대응 훈련을) 정기 훈련에 포함시키도록 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국토부가 국내 항공사들에게 해당 훈련을 정기 전환토록 한 것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풀이됩니다. 지난 1월 참사 원인을 조사 중인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참사 여객기 엔진에서 깃털이 발견됐다”면서 “버드 스트라이크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사고 원인 중 하나가 조류 충돌이라는 점이 명확해진 셈입니다. 항철위의 이같은 발표 등으로 국토부도 국내 항공사들에게 해당 훈련 강화 지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대부분의 국내 주요 항공사들은 투 엔진 먹통 대응에 대한 훈련을 참사 이전부터 비정기적으로 해오고 있었습니다.
 
<뉴스토마토>가 대한항공, 아시아나, 진에어, 제주항공(089590), 티웨이항공(091810), 이스타항공, 에어부산(298690), 에어서울, 에어프레미아 대상으로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한 투 엔진 먹통 대응 훈련’ 실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에어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항공사들은 참사 이전부터 비정기적으로 해당 훈련을 해왔습니다. 이중 대한항공, 아시아나(A350·330 등 일부 기종), 진에어, 이스타항공은 국토부 권고에 따라 투 엔진 먹통 대응 훈련을 올해 상반기부터 정기 전환했습니다. 나머지 항공사들은 전환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훈련 여부가 실제 사고시 대응 수준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김인규 한국항공대 비행교육원 원장은  “훈련을 받지 않았어도 그간의 무수한 경험과 여러 상황을 준비해 온 조종사들은 그 상황(투 엔진 페일)에서도 대처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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