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명품 플랫폼들이 줄줄이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경기 침체로 명품소비가 감소한 데다, 근절되지 않는 가품 이슈로 플랫폼에서 구매를 이어가려는 소비자들이 줄었기 때문인데요.
28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머스트잇, 발란 등 국내 주요 명품 플랫폼의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의 누적 카드 결제 금액은 3758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22년(9245억원) 대비 59% 급감한 수치입니다.
(사진=발란)
주 타깃 층인 2030 세대의 소비가 올해 들어서 대폭 줄었는데요. 모바일인덱스는 머스트잇 앱의 지난달 20~30대 월간활성이용자(MAU)는 7만3000여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5% 줄었으며 트렌비의 감소 폭도 37.6%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거기에 현재 발란이 일부 입점사에 대한 판매대금 정산을 제때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제2의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마저 커지고 있는데요. 앞서 발란은 지난 24일 일부 입점사에 판매대금을 입금하지 못한 바 있습니다. 입점사에 따라 일주일, 15일, 한 달 등 세 주기로 판매대금을 정산하는데, 이날 정산 주기가 돌아온 입점사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발란의 월 평균 거래액은 약 300억원이며, 전체 입점사 수는 1300여개로 미정산 대금 규모는 130억원 규모로 관측됩니다. 발란의 미정산 사태가 커지자 머스트잇은 이달 31일부터 4월 13일까지 구매 결정된 건에 대해 일괄 선정산 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명품 플랫폼의 위기는 점차 현실화 되고 있습니다. 수익성 둔화가 투자 유치 실패로 이어지면서 사옥 매각 혹은 사업 종료까지 직면한 것인데요. 배경에는 가품 이슈에 대한 논란도 한 몫 합니다.
특히 몇 년 사이 발란 등 명품 플랫폼에서 꾸준히 가품 적발이 이뤄져 배상까지 진행된 건이 적지 않았는데요.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송재봉 국회의원(충북 청주청원)이 특허청으로부터 받은 '위조 상품 단속 현황'을 살펴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위조품 적발로 압수된 물품은 756만건으로 이는 약 1912억원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성장세 둔화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영업을 종료한 플랫폼도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3월 업계 4위인 캐치패션은 수익성의 문제로 영업을 종료했고, 이랜드글로벌이 운영하던 명품 플랫폼 럭셔리갤러리도 지난해 12월 사업을 철수키로 했는데요. 머스트잇은 지난 2023년 투자단의 압박 문제로 매입 2년 만에 서울 강남구 소재 압구정 사옥을 매각하기도 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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