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2025크레딧포럼)트럼프 시대, 흔들리는 글로벌 경제 질서…“위기를 기회 삼아야”
김정호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 확대 불가피"
"반도체·조선·방산, 글로벌 공급망 변화 속 반사이익"
2025-03-26 10:53:35 2025-03-26 16:4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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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영지 기자] "트럼프 시대의 경제 질서는 신제국주의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푸틴, 시진핑이 주도하는 신제국주의 시대에서는 각국이 경제적, 지정학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기조연설하고 있는 김정호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사진=IB토마토)
 
김정호 서강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는 26일 <IB토마토>가 ‘트럼프 2기 리스크와 기회…기업 신용도의 새로운 판도’를 주제로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2025 크레딧 포럼> 기조연설자로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미국이 이제 더 이상 자유무역 질서를 유지하려 하지 않으며, 관세 정책을 통해 자국 중심의 경제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제조업의 국내 복귀를 촉진하기 위해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을 비롯한 해외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도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와 투자 증가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고 있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김 교수는 또 국제 금융 질서 변화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IMF와 월드뱅크 등 국제 금융기구에 대한 지원을 줄이거나 탈퇴할 가능성이 있다"라며 "이는 글로벌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고, 특히 신흥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IMF가 사라지거나 역할이 축소되면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시 구제 금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네 가지 주요 위기에 직면해 있다"라고 지적하며 △글로벌 시장 축소로 인한 수출 둔화 △우수 인재와 자본의 해외 유출 △국내 비즈니스 환경 악화와 내수 위축 △원화 가치 하락과 금융 시장 변동성이 주요 리스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반도체, 철강, 자동차 등 중국과 직접 경쟁하는 산업들은 더욱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변화하는 경제 환경에서 한국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분야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인해 한국의 조선, 방산, 바이오, 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라며 "한국 기업들이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공급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한국의 인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 영역을 넓히는 것이 인재 유출이 아니라 기회로 작용할 수 있도록 국내 경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라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도 출신 CEO들이 성공한 것처럼, 한국도 글로벌 경제 질서 변화 속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권영지 기자 0zz@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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