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제주항공(089590) 여객기 참사 이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가동 시간 감축 방안을 두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여객기 가동 시간이 참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빠듯한 비행 일정이 기체 피로도를 높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는데다 정부도 ‘가동 시간 감축’을 주문했기 때문입니다. 해당 지적과 정부 주문에 공감한 LCC들은 일시적으로 운항편을 줄이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다만 운항편수가 수익성과 직결되는 만큼 축소된 운항편을 지속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2021년 7월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활주로에 LCC 소속 항공기들이 서 있다. (사진=뉴시스)
1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LCC들은 최근 두 차례 걸쳐 진행된 안전 관련 회의에서 국토교통부에 여객기 가동 시간 감축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제주항공은 이미 가동률을 9% 줄여 감축 목표를 따로 내지 않았지만, 주요 LCC들은 목표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진에어는 매일 여객기를 띄우던 노선 중 일부는 감편해 운항 중이며, 티웨이항공도 증편을 줄이면서 가동 시간 낮추기에 들어갔습니다.
LCC들이 가동 시간 감축에 나서는 건 지난해 12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영향이 큽니다. 사고 여객기는 사고 전날 나가사키, 타이베이, 방콕, 코타키나발루 등 총 4개 노선을 운항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승객 탑승과 급유 등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 정비가 이뤄졌는데 그 시간이 불과 30분 안팎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가동 시간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자 LCC 업계도 국토부의 '가동 시간 감축' 주문에 동감했습니다. 동시에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 ‘운항편’을 줄이는 방법밖엔 없다고 보고있지만, 운항 편수와 수익성이 직결되는 구조가 LCC의 비즈니스 모델인 만큼, 운항 편수에 제한을 두는 건 비수기에 일시적으로나 가능하다고 봤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가동 시간을 낮추는 직접적인 방법은 운항편을 줄이는 것 뿐”이라면서 “비수기에 잘 찾지 않는 동남아 등에서 운항 횟수를 줄여 가동 시간을 낮출 수 있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기간에서는 줄이기 어렵고 또 유지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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