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이승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 발효 시점인 이달 12일(현지시각)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철강업계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 상무부가 연일 관세 방침을 재확인한 만큼, 유예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관세부과 대상국의 철강제품 인상 폭과 규모 등 시장 변화에 예의주시하는 모습입니다.
경기도 평택항에 쌓여 있는 철강 제품. (사진=연합뉴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지난 9일(현지시각)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가 예고한 대로 12일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예외 없이 모든 국가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란 방침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그간 한국은 대미 철강 수출량을 제한하는 대신 관세를 면제받는 쿼터제(수입물량 제한)를 적용받아 왔습니다.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시절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연평균 수출량(약 383만톤)의 70% 수준인 263만톤에 대한 관세 면제 합의에 따른 것입니다. 하지만 오는 12일부터 이같은 무관세 쿼터제가 없어지고 전체 대미 수출 물량에 25%의 관세가 적용될 전망입니다. 미국 철강협회의 철강 수입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미국에 280만9000톤의 철강을 수출했습니다. 이는 캐나다, 브라질, 멕시코에 이은 4번째입니다.
이번 25%의 관세 부과로 대미 철강 수출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정부는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앞두고 국내 업계와 대응 방안을 모색해 왔습니다. 지난달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지원 대책을 논의한 것입니다. 철강업계 또한 자구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입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기존 ‘예외’를 원위치시키는 조치이기에 쿼터로 예외를 적용받던 한국 철강 관세의 유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며 “12일 시행된다는 가정하에 통관 조치에 관한 대비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반면,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모든 국가에 적용되기 때문에 무관세로 우리보다 많은 대미 수출량을 기록하던 캐나다·멕시코와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이에 철강업계는 시장 가격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한편, 정부 주도 협상에 대한 목소리도 내고 있습니다.
또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관세 영향으로 미국 현지 철강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시장 가격 변화를 지켜보고 가격 경쟁의 기회를 잡을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정부 주도의 적극적 협상이 필요한 부분이 적지 않기 때문에 추가적 시장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배덕훈·이승재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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