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경기 불황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진 내수 부진이 연초까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중견 완성차 3사(GM한국사업장·KG모빌리티·르노코리아)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 관세 전쟁 여파로 '이중고'를 겪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실적 돌파구였던 수출까지 관세 부과라는 변수가 예고되면서 저마다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지난달 28일 쉐보레 신촌 대리점을 방문해 대리점 관계자 및 GM 한국사업장 직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는 헥터 비자레알 사장(사진=GM한국사업장)
4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중견 완성차 3사의 판매량은 총 11만1686대로 전년(12만4148대) 대비 10.0% 감소했습니다.
중견 완성차 3사의 국내 실적 부진은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 심리 위축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내수 부진이 자동차와 같은 고가 소비재의 구매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해 신차 평균 구매 가격은 2.3% 증가한 5050만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중견 완성차 3사의 실적이 내수보다는 수출에 집중됐다는 것입니다. 내수와 수출 비중이 가장 큰 곳은 GM 한국사업장으로 지난해 내수 판매량이 2만4824대를 기록했는데, 수출은 49만9559대를 판매했습니다. 이 밖에 KGM(내수 4만7046대, 수출 6만2378대)과 르노코리아(내수 3만9816대, 수출 6만7123대)도 같은 기간 수출이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문제는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적 돌파구이던 수출이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높은 관세 장벽을 마주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외 지역에서 만든 차에 대해 25% 수준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하면 서입니다.
중견 완성차 3사는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가격 조정 및 생산 전략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에 빠졌습니다. 이들은 부진한 실적을 극복하기 위해 신차 출시를 서두르거나 사장이 영업 일선에 방문하는 등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KGM는 이달 중 예정된 '무쏘 EV'와 '토레스 하이브리드' 등 신차의 성공적 출시와 함께 공격적으로 시장 대응에 나설 예정입니다. 르노코리아는 부산 공장 시설 업데이트로 그랑 콜레오스와 폴스타4 생산 라인 준비를 최근 마쳤습니다.
철수설까지 거론되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GM한국사업장의 헥터 비자레알 사장은 일선 현장을 방문해 사태 수습에 나섰습니다. 헥터 사장은 지난달 28일 '먼슬리 커넥트' 프로그램 일환으로 쉐보레 신촌 대리점을 찾아 카매니저들을 격려하고 판매 향상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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