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풍 ‘현실화’…국내 산업계 '암운'
트럼프, 철강·알루미늄 관세 방침 재확인
상호관세도 거듭 천명…파급효과 클 듯
자동차·반도체 관세까지 산업 전반 위협
'韓 관세 4배' 등 한국 주시하는 트럼프
"주력 산업 위기…정부의 특단 대책 필요"
2025-03-07 15:14:47 2025-03-07 16:57:30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국내 산업계에 불어닥칠 관세 폭풍이 점점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파급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는 상호관세와 자동차·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발효 시간도 다가오며 산업 전반에 암운만 드리워지는 모습입니다. 전문가들은 경쟁국 수준의 산업 지원 방안 등 정부 차원의 특단 대책과 함께 기업 자체적으로는 기술 혁신과 공급망 다변화 등의 노력이 긴요하다고 조언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6(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변경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조정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다음 주에 발효한다고 밝혔습니다. 그간 관세정책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행보로 불확실성만 고조되고 있었는데, 이 같은 철강·알루미늄 분야 관세 부과 방침 재확인으로 관세 폭풍의 먹구름이 눈앞으로 다가온 셈이 됐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2일부터 어떠한 예외도 없이 모든 국가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대미 철강 수출량을 제한하는 대신 관세를 면제 받는 쿼터제가 폐지되며 국내 철강 기업들도 관세를 적용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2상호관세부과 방침도 거듭 천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큰 건(관세)42일에 하는 상호관세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부분 관세는 42일에 시작될 것이라며 주된 관세는 상호적인 성격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상호관세의 경우에는 부가가치세, 각종 규제, 환율 정책을 비롯한 다양한 비관세 장벽까지 고려될 것으로 관측돼 여파를 예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보편관세보다 더 큰 파급효과를 몰고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이날을 전후해 자동차와 반도체 등에 대해서도 관세가 발효될 것으로 보여 국내 수출산업 전반에 암운이 드리워진 모습입니다. 자동차와 반도체는 한국의 양대 수출 품목으로 이를 대상으로 한 관세 부과 조치가 시행된다면 가격경쟁력 약화 등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 시나리오에 따라 자동차는 최대 13.6%, 반도체는 최대 8.3%의 수출 감소가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경기도 평택항에 세워져 있는 수출용 차들 (사진=연합뉴스)
 
대미 수출 1위 품목인 자동차의 지난해 수출액은 7078900만달러(1023700억원), 이중 대미 수출액은 49.1%에 달하는 3474400만달러(502400억원)입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미국이 자동차 산업에 25%의 관세를 매길 경우 연간 총 수출액이 약 18.6%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관세 20% 부과 시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이 최대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반도체의 경우에도 고율 관세 부과 시 영향이 불가피합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106억달러(153200억원)에 달합니다. 특히 미중 갈등 심화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 등 미국의 반도체 수요 증가로 수출은 확대되는 추세지만, 관세 부과 시 가격경쟁력 약화 등 영향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란 시각이 많습니다. 다만 전체 반도체 수출에서 대미 수출 비중은 7.5%로 높지 않아 관세로 인한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그러나 직접적인 피해가 크지 않더라도 글로벌 반도체산업 전반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 한국에도 악영향으로 작용할 공산이 큽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이 미국보다 4배 많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는 언급과 알래스카 천연가스관 사업 참여 등의 발언을 잇따라 내놓으며 우리나라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관세로 전세계를 위협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정권에 한국의 비중이 적지 않음을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가뜩이나 먹구름만 낀 국내 산업에 또 다른 적신호가 켜진 것입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사실에 근거해서 얘기한 것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한미 관계의 현황 등 팩트로 소통해야 한다민간 차원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미국 적극 투자 필요성이 있는 기업들은 투자 확대를 하고 시장 다변화가 가능한 업종의 경우는 수출 의존도나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전략을 좀 바꿔 나가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가 6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위기의 한국 주력 산업, 돌파구는 없는가? 세미나'에 참석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한경협)
 
전례 없는 위기…특단의 대책 필요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 관세 등 통상 정책 변화에 따른 국내 주력 산업이 위기에 봉착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집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정부가 경쟁국 수준의 산업지원 방안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기업 자체적으로도 기술 혁신과 공급망 관리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 6일 오후 진행한 위기의 한국 주력 산업 돌파구는 없는가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국내 주력 사업의 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핵심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경영대학원장)주력 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은 기술 혁신, 비용 효율화, 공급망 관리, 환경 대응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정부는 첨단 기술 혁신과 디지털 전환, 친환경 및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그리고 규제 개선과 중소기업 지원 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엄수형 맥킨지앤드컴퍼니 파트너는 현재 우리 산업이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급변하는 미·중 관계 등 정치·사회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며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주력 산업 소속 기업들은 기초 체력을 강화하고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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