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디지털 미디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등 앞다퉈 혁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SOOP은 AI 기반 영상 제작 기술을 도입해 스트리머들의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있으며, 네이버(
NAVER(035420))는 숏폼 서비스 ‘클립’과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을 연계해 수익 다각화를 추진합니다.
다만 규제가 국내 사업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수익화를 위해 커머스 영역과 연계가 필수적이지만, 여전히 전통 미디어 영역과 같은 잣대가 드리워지고 있는 겁니다. 그 사이 해외 디지털 미디어 사업자들은 강력한 플랫폼에 커머스 요소를 속속 도입하며 장악력을 더욱 키워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디지털 미디어 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도 규제를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디지털 미디어 시장 급성장
미국 시장조사업체 마켓리서치퓨처에 따르면 2024년 세계 디지털 미디어 시장 규모는 1158조원으로, 10년 뒤인 2034년에는 2916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디지털 미디어란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생성, 배포, 소비되는 모든 유형의 미디어 콘텐츠 및 플랫폼을 지칭합니다. 각종 웹사이트나 블로그, 소셜 미디어 플랫폼, 유튜브 같은 온라인 비디오플랫폼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히 최근엔 디지털 미디어 중 영상 미디어, 그 중에서도 유튜브 및 유튜브 콘텐츠의 위력이 대단한 상황인데요. 일례로 유튜브 플랫폼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해외 유튜버 미스터비스트(MrBeast)의 기업 가치는 50억달러(약 7조원)으로 평가될 정도입니다.
이 가운데 국내 디지털 미디어는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유튜브, 틱톡 등 해외 플랫폼에 사실상 시장이 잠식되다시피 한 상황인데요. 다만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만큼은 국내에서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AI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 제작과 스트리머 성장 지원을 강화하고 커머스와 결합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활로를 모색하는 중입니다.
SOOP, AI 솔루션 개발 집중…네이버, 클립·커머스 연동
SOOP은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에 최적화된 자체 AI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상용화를 시작한 생성형 AI 라이브 영상 제작 기술 ‘SAVVY(Soop Ai Virtual Video Yielder)'는 SOOP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스트리머의 리액션 영상부터 시그니처 풍선 제작까지 AI를 활용해 손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입니다.
‘SAVVY'은 스트리머가 직접 편집하지 않아도 다양한 영상 클립을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할 뿐만 아니라 향후 광고 및 협찬 콘텐츠 제작에도 활용됩니다.
또한 SOOP은 숏폼 콘텐츠에 AI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숏폼 서비스 ‘캐치 스토리’를 특허로 출원해 유저의 다시 보기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캐치 스토리’는 SOOP 숏폼 콘텐츠인 ‘캐치(Catch)’를 하나로 모아 볼 수 있게 해주는 기능으로, 머신러닝의 AI 기술로 스트리머가 진행한 긴 라이브 방송 내용을 압축해 여러 개의 짧은 스토리로 구성해 제공합니다.
네이버의 경우,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을 클립과 연계해 치지직의 클립 콘텐츠 노출을 늘렸습니다. 이러한 결합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현재 치지직과 클립이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트리머 채널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연동해 방송 중 스마트스토어 상품 구매 링크를 제공하는 기능을 도입합니다. 이와 함께 치지직 스트리머와 네이버 커머스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SOOP 스트리머 ‘미단이’가 생성형 AI 라이브 영상 제조기 ‘SAVVY’ 영상을 따라 하는 모습. (이미지=SOOP)
규제 중심 정책, 산업 발전 저해 우려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 영역을 발굴해 나가고 있지만,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특히 사업자들은 인터넷 실명제, 72시간 내 영상을 삭제하도록 하는 플랫폼 제공자 책임 강화 등 규제가 국내 기업들에만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 진한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술이 나오면 규제 논의가 먼저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 산업을 진흥할 수 있는 방향의 정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도 지나친 규제는 산업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전성민 가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사실 우리나라도 판도라TV와 같은 플랫폼이 있었지만 플랫폼에 책임을 강화하면서 쇠퇴했다"며 "라이브 스트리밍을 하면서 커머스를 하는 부분에 대해서 이미 국회에서도 여러 번 논의됐는데 케이블TV에서 물건을 파는 것에 준하는 법적 책임을 물리면 굉장히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 미디어 산업이 이미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는 영역인 만큼 손놓고 방관할 수는 없지만, 규제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네이버 쇼핑라이브의 '숏클립' 서비스. (이미지=네이버)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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