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디비아 호실적에도 코스피 '미지근'
배당락·트럼프 관세 우려에 투자심리 위축… 반도체주 약세
2025-02-27 16:44:43 2025-02-27 16:44:43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코스피가 전날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하락 마감했습니다. 엔비디아가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이미 높았던 기대감과 트럼프발 관세 우려가 맞물리면서 투심이 흔들렸습니다. 여기에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배당락일 영향도 지수 하방에 압력을 가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종가와 비교해 19.34포인트(0.73%) 내린 2621.75에 마감했습니다. 배당락일 영향에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379억원, 2792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을 주도했습니다. 개인만 4840억원 순매수했습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기아(000270)(0.53%)를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삼성전자(005930)(-0.53%)와 SK하이닉스(000660)(-1.87%) 등 반도체 대형주가 약세를 보이며 지수 낙폭을 키웠습니다. NAVER(035420)는 5.40%나 급락했고 셀트리온(068270)(-3.49%), 현대차(005380)(-2.20%)가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373220)(-0.94%), KB금융(105560)(-0.86%),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0.77%), 삼성전자우(005935)(-0.11%)는 약세를 보였습니다.
 
26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중국 저비용 AI 서비스 딥시크 쇼크 이후 첫 실적 발표에서 호실적을 내놨습니다. 월가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이었지만 국내 반도체 대형주는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기대감이 선반영됐다는 평가입니다. 
 
이날 엔비디아는 지난해 4분기 393억3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시장이 예상했던 380억5000만달러를 3.3% 웃돈 수치였습니다. 주당 순이익 역시 89%로 예상치(84%)를 상회했습니다.
 
콘퍼런스콜에서 엔비디아 콜레트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분기에 블랙웰에서 110억달러의 매출이 발생했다"며 "이는 회사 역사상 가장 빠른 매출 증가세"라고 밝혔습니다.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역시 블랙웰의 수요에 대해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실적 발표 직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3%대의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업계에서는 블랙웰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SK하이닉스(000660)가 독점에 가깝게 공급하고 있어 수혜가 기대되는 반면, 삼성전자(005930)는 엔비디아의 HBM3E 퀄리티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해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005930)는 차세대 주력 제품인 HBM4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엔비디아의 호재를 이어가지 못한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와 달리, 삼성공조(006660)는 1.26% 상승마감했습니다. 삼성공조는 엔비디아 블랙웰의 발열 문제 해결 기대감으로 장 중 강세를 보였습니다. 엔비디아의 액침냉각 솔루션 공급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24일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 대비 0.56포인트(-0.07%) 내린 770.85에 마감했습니다. 장 초반 776.57까지 상승했으나 상승폭을 줄이며 보합권에 마무리했습니다. 개인은 845억원을 순매수했으나,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66억원, 545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상단을 눌렀습니다.
 
코스닥 시총 상위 10개 종목은 혼조세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알테오젠(196170)(2.03%), HLB(028300)(9.34%),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1.55%), 클래시스(214150)(19.14%), 휴젤(145020)(1.85%), 리노공업(058470)(0.23%)은 상승했고, 에코프로비엠(247540)(3.32%), 에코프로(086520)(1.93%), 삼천당제약(000250)(0.84%), 리가켐바이오(141080)(1.67%) 등은 하락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 하락에는 배당 선진화 정책에 따라 오는 28일로 배당기준일을 변경한 밸류업 기업들의 배당락일 영향으로 금융, 자동차, 통신업종 등이 하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배당 관련 이벤트에 따른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기업들의 배당 매력이 높아지면서 시장의 안정성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9원 오른 1443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에도 27일 코스피가 외국인·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2,620선 하락 마감했다.(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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