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소싱 의존한 사무가구 진출?…"가격·장기 대응 취약"
자제 생산 제품 부족에 따른 리스크 가능성…정체성 약화도
대리점 운영체계 당분간 계획 없어…비용 최소화 전략
2026-02-19 06:00:00 2026-02-19 06:00:00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한샘(009240)이 지난해 사무가구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이후 신제품을 내놓았지만, 기존 제품 리뉴얼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제조사의 소싱 제품 다수가 신규 라인업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진=한샘 오피스 홈페이지 캡처)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해 오피스 가구 신규 라인업을 출시했습니다. 회사 측은 시장 요구를 반영해 상품 사양을 최적화한 라인업을 성공적으로 론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통해 오피스 가구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는 입장입니다. 구체적인 매출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초기 시장 반응은 긍정적이라고 전했습니다. 한샘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R&D) 및 고도화 작업을 이어가 오피스 가구 시장 내 브랜드 영향력을 공고히 다져나갈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5월 한샘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사무가구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공언하며 시장 확대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현재 한샘이 구비한 사무용 가구 품목 수는 상품 코드(SKU) 기준 약 9000종입니다. 지난해 5월 'vol.1' 출시를 시작으로 10월 'vol.2' 신제품을 추가하며 라인업 구축을 완료했습니다. 이와 함께 10월에 오피스 가구 전용 홈페이지를 공식 오픈하며 비대면 고객 접점 및 디지털 서비스도 강화했습니다.
 
소싱 제품 비중 높아…장기 대응 한계
 
그러나 사무가구업계에서는 한샘의 독자 디자인 기반 핵심 모델 비중이 높지 않고 소싱 제품 비중이 높다고 입을 모읍니다. 자체 개발이 아닌 다른 제조사 제품을 받아서 판매하는 제품, 즉 소싱 제품이 많다는 것인데요. 한 사무가구 대리점 관계자는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조달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업체들의 제품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제품명까지 비슷하게 가져와 구성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사무가구업계 관계자 역시 "의자 같은 경우 타사의 의자 라인을 그대로 소싱해서 구성했다"며 "소싱 제품 비율이 매우 높은데 이렇게 되면 개발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원가 즉, 판매가에서는 경쟁력이 떨어질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전통 사무가구 강자들은 자체 디자인과 연구개발 인력을 기반으로 제품을 출시해 왔습니다. 장기 공급 안정성에도 대비해 동일 모델을 수년 이상 유지하며 추가 납품 수요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사무가구는 교체 주기가 길기때문에 기존 거래 관계가 장기간 유지됩니다. 대리점과 기업 간 신뢰 기반이 공고해 신규 브랜드가 단기간에 대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무가구 대리점 관계자는 "한샘 측에서 제안이 와서 만났지만 한샘 자체 개발 제품이 아닌 남의 제품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면서 "사무가구에서 브랜드 정체성이란 것이 필요한데 오랫동안 유지해 온 기업 고객에게 제안하기에는 아직 아이덴티티가 약하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가령 자체 생산이 가능한 구조에서는 10년 뒤에 기업 고객이 사무실 이전 등으로 이전과 똑같은 제품을 요구하면 공급할 수 있는데 소싱 제품이면 쉽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대리점 유통망 갖추지 않아…특판부서서 소화
 
유통 전략 역시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됐습니다. 한샘은 사무가구 전용 대리점 체계를 운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판사업본부를 통해 기존 사무가구업체들의 대리점을 중심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본사 중심 직판 영업과 프로젝트 단위 제안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한샘이 사무가구 시장을 테스트하고 있는 단계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최소 인력으로 운영하며 반응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무가구업계 관계자는 "보통 사무가구를 유통하려면 유통망을 갖고 기업들을 방문해야 하는데 한샘은 그런 유통망을 갖추지는 못했다"며 "기존 사무가구 대리점들은 새로운 브랜드로 갈아타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기존 거래처들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한샘 오피스의 핵심은 '홈라이크' 스타일의 구현입니다. 기존 주거용 가구에서 검증된 디자인과 편안함을 사무 공간으로 이식해 유연하고 안락한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한샘은 밝혔습니다. 한샘은 주거 환경에 맞춰졌던 제품을 오피스 환경에 맞춰 재설계함으로써 기능성과 심미성을 보완했습니다.
 
한샘은 기업별 맞춤형 토털 솔루션을 지향합니다. 입찰 및 전문 상담을 통해 고객사의 사무 환경 개선 계획을 수립하고 최적화된 레이아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홈오피스 시장까지 폭넓게 포괄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채널 확대를 통해 홈오피스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호텔·병원·리조트 등 특수 목적 가구 분야로도 영역을 점진적으로 확장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입니다.
 
한샘 관계자는 "공간 전반을 아우르는 솔루션 역량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업무와 삶에 가치를 더할 예정"이라며 "주거 시장에서 입증된 전문성을 오피스 시장에서도 발휘해 워크스페이스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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