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그룹, SDV·IT·로봇 등으로 협력 넓혀
배터리 이어 5G 통신 레드캡도 맞손
2020년5월부터 협력적 관계 이어와
2025-02-26 16:34:36 2025-02-26 16:34:36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차세대 산업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두 그룹의 '콜라보'가 배터리를 넘어 5G 특화망에서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정보기술, 로봇 분야까지 확대되면서, 첨단산업 기술력 확보가 시급한 국내 제조업 경쟁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옵니다.
 
지난달 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대차는 올해 1월부터 삼성전자와 함께 진행한 '5G 특화망 레드캡' 기술 실증을 마치고, 관련 기술을 내달 3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전자 박람회 'MWC25 바르셀로나'에 전시한다고 26일 밝혔습니다.
 
현대차는 올해 1월부터 삼성전자의 전용 기지국과 통합관리시스템으로 구성된 5G 특화망 레드캡 인프라 설비를 바탕으로 자사가 직접 설계한 완성차 검사 단말기를 활용한 공장 장비와의 통신 성능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5G 특화망은 기업이 사내 또는 특정 구역 내 통신을 위해 기지국을 설치하고, 별도의 통신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는 전용 통신 체계입니다. 이는 외부 인터넷ㆍ모바일 사용자와 통신 간섭이 발생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외부 간섭이 없는 만큼 통신 단절이나 지연이 거의 없고, 초고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송수신할 수 있습니다. 또 다량의 산업용 로봇이나 무선장비에 대해 중앙집중적 통제를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사용자의 특성과 요구에 최적화된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다만 5G 특화망 운영은 단말 설계의 복잡성,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술력, 높은 전력 사용량을 전제로 합니다.
 
두 그룹 간 협력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24일에는 현대차·기아와 삼성SDI가 경기 의왕연구소에서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기존 배터리에 더해 로봇까지 협력 분야를 넓힌 것입니다.
 
구체적 협업의 시작은 2년전부터입니다. 삼성전자는 2023년 6월 현대차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한다고 발표했습니다.당시 삼성전기도 서라운드 뷰 모니터용와 후방 모니터용 카메라를 현대차에 공급 중이었습니다.
 
같은 해 10월에는 삼성SDI가 현대차와 각형 배터리 장기공급계약 체결했습니다. 공급 예정 제품은 '프리미엄 라인 P6'(6세대 각형 배터리)로, 2026년부터 2032년까지 7년간 현대차의 차세대 유럽향(向) 전기차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지난해 1월에는 현대차·기아가 삼성전자와 카투홈(Car-to-Home)·홈투카(Home-to-Car) 서비스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커넥티드 카 서비스에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IoT(사물인터넷) 연동한 것입니다.
 
이러한 협력으로 두 그룹을 이끄는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친분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나이는 이 회장이 1968년생, 정 회장이 1970년생으로 두살 터울입니다. 2020년 5월부터 서로의 사업장과 연구소를 방문하며 협업의 토대를 만들었고, 그해 10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 당시 정 회장이 재계 총수 중 가장 먼저 빈소를 찾으면서 남다른 친분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경제가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국내 투톱 그룹 간의 협력은 국내 제조 경쟁력을 끌어올리는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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