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종관 기자] 지난 총선에서 이슈였던 '김포·구리 서울 편입'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수도권 지자체장들이 '메가 서울' 구상을 재차 띄우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중요하지 않은 의제"라며 "오 시장의 무능만 돋보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경기도는 "지방분권에 역행"한다며 "조속히 포기 선언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병수 김포시장이 25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청에서 서울시-김포시 서울런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훈 시장은 25일 김포시청을 방문해 '서울시-김포시 서울런 MOU 체결식'을 가졌습니다. 이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는 "(김포시의 서울시 편집에 대해) 꾸준한 논의와 진전이 있었다. 기획조정실에서도 장단점을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날 기자회견을 연 김병수 김포시장 역시 "서울과의 통합 논의가 중단되어 있지만 계속해 추진할 것"이라며 "서울시도 앞서 국회 토론회에서 실질적인 '메가시티'에 대한 계획을 밝혔기 때문에 잘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현재 경기도 지자체 가운데 서울시 편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구리시와 김포시입니다. 구리시는 지난 1월엔 구리-서울 통합추진위원회까지 출범시켰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움직임은 조기 대선을 앞둔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분석됩니다. '메가 서울' 구상을 차기 대선 가도의 중요한 의제로 보고 있는 겁니다.
김포시 시민단체 회원들이 2023년 11월13일 오전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앞 애뜰광장에서 열린 ‘김포의 서울 편입 관련 유정복 인천시장의 반대 입장 표명 규탄’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뉴스토마토> 취재 결과,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오세훈 시장의 행보를 비판하고 있었습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메가 서울' 구상은 예민한 부동산 문제이기 때문에 이슈가 된다. 경기도 인근 도시를 서울로 편입하면 해당 주민들은 지지할 테지만, 기존 서울 시민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오세훈 시장은) 얻는 것만큼이나 잃을 것도 많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얼마나 할 정책이 없으면 서울시의 행정 구역을 키운다는 주장을 하는지 모르겠다. 지방까지 고려한 국가 균형 발전이 돼야 하는데, 다른 지역을 소외시키고 경제에도 도움이 안 되는 주장"이라며 "부동산 가격만 올라가는 결과를 낳을 뿐이지 합리적인 판단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는 서울시장의 무능과 졸속만 돋보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어느 정책이든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결국 수싸움"이라면서도 "('메가 서울' 구상은) 과거에도 그랬듯 실현되지 못할 확률이 크다"고 했습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메가 서울'은) 중요하지 않다. 국가적인 의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선에서는 나라의 경제 살리기, 국민 통합, 외교 등이 논해지게 된다. 광역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가 합치는 게 과연 얼마나 중요하겠나"라고 했습니다.
오신환 국민의힘 수도권비전특별위원장이 2024년 11월6일 오전 경기도 김포시청에서 열린 김포시 서울 편입 관련 현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 시장은 인접 지방자치단체와의 갈등을 풀어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김포·구리 서울 편입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경기도는 서울시 편입을 적극 추진 중인 구리시를 향해 '경기주택도시공사(GH) 구리 이전 절차 전면 중단' 조치를 내렸습니다. 서울 편입을 추진하는 시에 경기도 산하기관 본사를 이전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관련해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오 시장이 지방분권 개헌을 주장하면서 서울에 김포·구리 편입을 요구하는 것은 서로 그 취지가 맞지 않다"고 비판하며 "오 시장은 지방분권에 역행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김포·구리 편입 추진에 대한 포기 선언을 조속히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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