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법원 “MBC ‘파리바게트 석면오븐’ 의혹 방송금지…매장·시기 특정 못해”
MBC <PD수첩> '파리바게트 석면오븐 의혹' 방송 예정에…사측 '가처분' 신청
법원 "석면오븐 '사용 증거' 없다…공익 목적이라도 가맹점주에 큰 피해 우려"
2026-07-08 15:00:00 2026-07-08 16:03:08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법원이 '파리바게뜨 오븐 석면 검출' 의혹을 다룬 MBC <PD수첩>의 방송을 금지했습니다. MBC는 제빵사들이 석면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보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석면 오븐이 사용된 매장과 시기가 특정되지 않는 빈약한 의혹 제기는 되려 파리바게뜨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울 시내 파리바게뜨 매장. (사진=뉴시스)
 
서울서부지법 민사21부(재판장 신명희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7일 SPC 계열사이자 파리바게뜨 운영사인 주식회사 파리크라상이 MBC를 상대로 낸 방송금지가처분을 인용했습니다.
 
MBC는 당일 저녁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PD수첩>을 통해 파리바게뜨 오븐의 석면 검출 의혹을 방송할 계획이었습니다. 방송에선 △파리바게뜨가 2009년 전후로 사용한 데크오븐 패킹재에 석면이 포함된 점 △마모·열화되는 패킹재의 특성상 오븐을 여닫는 과정에서 제빵사가 비산(날림)되는 석면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 △이런 위험성을 내부적으로 인지한 파리크라상이 파리바게뜨의 데크오븐을 무상 교체해 줬다는 내용 등이 담길 예정이었습니다. 
 
석면은 호흡기를 통해 폐에 쌓이면 폐암 등을 유발하는 1군 발암물질로, 국내에서는 2009년부터 석면 사용이 전면 금지됐습니다. 이에 파리크라상 측은 'MBC가 보도할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재판부는 파리크라상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파리바게뜨가 석면이 검출된 오븐을 사용했다는 증거도 없고, 설사 썼더라도 해당 기간과 공간이 특정되지 않는 등 구체적인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방송 예정인 오븐) 시험성적서는 파리바게뜨에 데크오븐을 납품하는 A업체가 제작한 4대의 데크오븐 패킹재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는 내용"이라며 "그러나 위 시험에 사용된 데크오븐이 실제로 파리바게뜨에서 사용됐던 것인지를 소명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제출돼 있지 않고, A업체에서 제작된 모든 데크오븐이 파리바게뜨에만 납품됐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이어 "4대 데크오븐의 모델이나 사양, 각 데크오븐이 어느 매장에서 언제까지 사용됐던 것인지, 중고업체에서 이를 어떻게 매입했는지 등을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위 시험성적서만으로 파리바게뜨에서 사용했던 데크오븐에서 석면이 검출됐다고 볼 수 없다"라고도 했습니다.
 
제빵사의 건강권 등 공익을 위해 보도해야 한다는 MBC 주장은 기각됐습니다. 재판부는 2009년 전까지 산업계 전반에서 석면이 광범위하게 사용된 점을 들어, 파리바게뜨만 전면에 내세울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석면 노출은 비단 파리바게뜨에서 근무했던 제빵사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며 "MBC는 파리바게뜨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석면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제빵사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나 지원을 촉구하는 방향의 보도로 이 사건 영상의 기획 의도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MBC 보도가 공익 목적에 부합하다 해도, 이 사건 영상은 근거가 빈약한 의혹 제기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미디어 환경의 파급력을 우려했습니다. 재판부는 "정보가 쉽고 빠르게 확대 재생산되는 최근의 미디어 환경에서 MBC의 원래 의도와 달리 '파리바게뜨'와 '석면'이라는 키워드만이 남아 파리크라상 또는 파리바게뜨가 제조한 빵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이로 인해 파리크라상은 물론 3300여명의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이 단순히 사후적인 금전배상으로 오롯이 전보될 수 없는 중대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게 될 우려가 상당하다"고 봤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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