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2심 결심공판에 출석해 “상식과 원칙대로 가게 돼있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법원에 모인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했습니다.
검찰은 1심처럼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선고는 다음달 말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원심처럼 의원직 상실형이 선고될 경우 이 대표의 대권 행보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식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5차 공판에 출석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최은정, 이예슬, 정재오)는 이날 오전 양형 증인신문기일을 마친 뒤 오후 결심공판기일을 진행했습니다. 이 대표는 법정 출석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세상의 뜻이라고 하는게 다 상식과 원칙대로 가게 돼있다”라면서 “법원이 잘 가려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검찰 구형에 대한 질문엔 답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에선 김태선·이해식·전현희·최기상 의원이 이날 재판을 방청했습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2021년 12월 방송 인터뷰에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는 취지로 발언해 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죄)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 대표는 경기도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변경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압박이 있었다고 허위 발언을 했다는 혐의도 있습니다.
이 대표는 피고인신문에서 “생방송 대담은 도발적으로 묻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습니다. 2020년 7월 허위사실공표죄 무죄를 선고받았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에 따라 의도적인 게 아니라 즉흥적이었다는 걸 강조한 겁니다.
‘김문기를 몰랐다’ 발언과 관련해선 “(질문을) 개인적으로 사적 관계가 있냐는 취지로 이해했다”며 “(김문기와) 접촉했겠지만 현재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는 취지(로 답변했다)”였다고 말했습니다. 골프 발언과 관련해선 “(김문기와) 골프를 쳤는지 여부도 기억나지 않았다”며 “단체사진을 잘라 꾸민 것이라고 보고받아서 사진이 조작됐다고 말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백현동 발언 관련해선 재판부가 검찰이 공소장에서 중략한 발언을 짚으며 이 대표에게 발언 취지를 물었습니다. 앞서 재판부가 이 대표 발언이 중략돼 있다는 등 이유로 공소장 변경을 언급했으나, 검찰은 일부 발언만 추가했을 뿐 전체 발언을 포함해 공소장을 변경하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2021년 10월 경기도 국감에서) ‘불가피하게 용도를 바꿔줬다’고 말하고, (중략 부분 뒤에) 검찰이 기소한 ‘국토부 법률 요구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한 것’ 발언이 나온다”며 “‘어쩔 수 없이’는 앞선 말인 ‘불가피하게’와 같은 취지인가”라고 물었습니다.
이 대표는 “국민이 알아듣기 쉽게 설명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토부가 식품연구원 토지 용도변경과 관련해 국책사업이고 대통령 지시니 협조해주라고 공문을 두세 번 보냈다”며 “국책사업이란 취지에서 지방자치법상 국가 사업에 협력할 의무가 있단 조항을 말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검찰은 ‘법률 요구’를 공공기관이전특별법상 의무조항으로 해석했는데, 전체 발언 맥락을 살펴보면 국토균형발전법·혁신도시법 등 국책사업에 협조할 수밖에 없었다는 걸 쉽게 설명했다는 게 이 대표 주장입니다.
검찰은 원심과 같이 징역 2년을 구형했습니다. 검찰은 “신분과 정치적 상황, 당락 여부, 피선거권 박탈 등을 고려해 선거법 적용하는 잣대가 달라진다면 공정한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 이루려는 선거법 입법 취지가 몰각될 것”이라며 "거짓말로 유권자 선택을 왜곡하는 후보자에게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양형이 관건입니다. 앞서 1심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합니다. 윤석열씨가 다음달 초중순 파면될 경우 5월 조기대선이 열리는데, 현재 가장 유력한 대권후보인 이 대표가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거짓말’ 꼬리표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재판부는 3월 말쯤 선고기일을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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