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방산업을 중심으로 중동 시장을 공략 중인 현대로템이 아프리카 지역에선 철도업을 앞세워 수출길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모로코에서 약 2조2027억원 규모의 전동차 사업 수주를 따내면서, 철도 부문까지 진출 범위를 넓힌 것입니다. 이번 계약으로 신흥 시장인 아프리카 철도 분야에 대한 현대로템의 진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로템 CI. (사진=현대로템)
현대로템은 26일 모로코 철도청과 2층 전동차 사업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수주액은 철도 단일 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인 2조2027억원으로, 현대로템이 모로코 철도 시장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현대로템이 수주한 기존 대규모 철도 사업은 △호주 NIF 2층 전동차(1조4000억원) △호주 퀸즐랜드 전동차 공급사업(1조3000억원) △2028년 미국 LA 하계올림픽에 투입될 LA 메트로 전동차(9000억원) 정도였는데, 이번 수주로 최대 기록을 경신한 것입니다.
모로코 2층 전동차는 모로코 최대 도시인 카사블랑카를 중심으로 주요 지역들을 연결하게 됩니다. 사업이 완료되면, 오는 2030년 월드컵 개최를 앞둔 모로코 현지 대중교통 인프라 구축에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또 차량의 일부가 현지에서 생산돼 모로코 철도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이번 사업을 기점으로 현대로템의 아프리카 시장 확대 계획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 2016년 튀니지 철도청으로부터 2033억원 규모의 교외선 저상형 전동차 사업을 낙찰받았습니다. 이어 지난 2021년에는 탄자니아와 2254억원 규모의 전동차·전기자동차 공급계약을, 지난 2022년에는 이집트와 8800억원 규모의 전동차 공급계약을 차례로 맺었습니다.
현대로템, 아프리카 지역 철도업 수주 현황.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현대로템은 모로코 수주에서 민관 협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민관이 합심한 ‘코리아 원팀’의 성과”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K-철도’의 경쟁력이 인정받은 사례”라고 강조했습니다.
무기 수입 의존도가 높은 중동 지역은 방산업을 중심으로 공략하는 등 지역별로 전략 사업을 달리해 접근하는 방식도 눈길을 끕니다. 현대로템은 지난 17일 중동 최대 방산 전시회인 ‘국제방산전시회(IDEX) 2025’에 참가해 중동형 K2 전차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고온 환경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도록 엔진 냉각 기능을 개량했고, 빠르게 날아 오는 대전차 미사일에 대응탄을 발사해 파괴하는 성능까지 탑재하는 등 현지 요구 사항을 반영한 무기체계 변형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후문입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중동 현지에 최적화된 다양한 제품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았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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