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 정보교환으로 얻은 이익 없어" 은행들 공정위 조사 반발
공정위, 신한·우리 이어 KB국민·하나 현장조사 나설듯
2025-02-12 14:17:15 2025-02-12 16:25:47
 
[뉴스토마토 문성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정보교환 담합 의혹 재조사에 착수하자 은행들이 일제히 반발했습니다. 신한·우리은행 현장조사를 시작으로 조만간 KB국민·하나은행까지 확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은행들은 LTV 정보교환은 리스크 관리 차원일 뿐 이것으로 얻은 부당 이득이 없음을 강조했습니다. 
 
은행권 "리스크 관리 차원"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신한은행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지난 10일부터는 우리은행에서도 현장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공정위는 LTV 정보를 주고받은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문건과 계약서 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TV는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이 돈을 빌려줄 때 대출 가능한 한도를 나타내는 비율입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은 서로 LTV 정보를 교환하고 이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 시장경쟁을 제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지난 2023년 2월 은행권의 담합 의혹에 대해 첫 조사에 나선 바 있습니다. 이후 작 11월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재조사를 명령했습니다. 
 
은행들은 공정위의 재조사에 리스크 관리를 위한 단순 정보 교류 차원이었을 뿐 부당 이익은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공정위가 현재 초점을 맞춘 부분은 은행들이 거래 조건들을 서로 간에 담합을 하면서 공정 경쟁에서 벗어난다는 측면"이라며 "다만 은행끼리 LTV 정보교환을 한 것은 사후적으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었지 고객이 거래하는 조건에 대해서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LTV 정보교환을 통해서 이익을 더 내거나 한 부분은 없다"면서 "단순한 정보 공유에 대해서 담합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은행 간 LTV 정보 공유 이후에 은행별로 LTV가 동일하지 않고 차이가 있었기에 경쟁 제한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처음 LTV 정보교환 담합 이야기가 나왔을 때도 은행끼리 LTV 차이가 있었다"면서 "당시 각 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보수적으로 책정했어도 LTV를 책정하는 데 있어서는 결국 금융당국의 방침을 따라가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LTV를 담합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공정위는 추후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해서도 현장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정위 심사관은 현장 조사에서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관계자 조사를 진행한 뒤 심사 보고서를 다시 작성해 발송할 예정입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조사 내용을 묻는 질문에 "개별 사건에 대해서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정보교환 담합 의혹과 관련해 재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10일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12일 신한은행 현장조사에 들어갔으며 추후 KB국민·하나은행에 대해서도 진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연합뉴스)
 
은행 정보 교환 담합 전례 없어 
 
공정위는 지난 2023년 2월 은행권의 담합 의혹 조사에 착수한 이후 4개 은행 담합 혐의를 포착해 지난해 1월 심사보고서를 각 은행에 발송했습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이 서로 7500개에 달하는 LTV 자료를 공유한 뒤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며 시장 경쟁을 제한해 부당 이득을 얻고 금융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했다는 혐의입니다. 
 
은행의 경우 LTV를 통상 경매 낙찰가율을 기준으로 아파트, 오피스텔, 토지 등 부동산 종류와 250개 시·군·구 등 지역별로 다르게 산정합니다. 
 
공정위는 4대 은행이 해당 정보를 서로 공유하며 비슷한 수준으로 LTV를 낮게 책정해 대출 금리를 밀어 올렸다고 보고 있습니다. 은행이 LTV를 보수적으로 산정하게 되면 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되고 결국 차주는 부족한 자금을 채우고자 신용대출 등 높은 금리의 대출을 이용하게 됐다는 겁니다.
 
그러나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에 따라 움직이고 각 은행마다 가산 금리도 모두 다른데 어떻게 담합이 가능하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번에 공정위가 4대 은행에 대해 제재를 확정하면 지난 2020년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신설된 '정보 교환 담합'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사례가 됩니다.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수천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법에 근거해 담합을 통해 벌어들인 매출액 기준 최대 20%까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합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조사 과정에서 대출 금리 담합의 직접 증거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실제 대규모 과징금 부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은 LTV 정보 공유 담합을 통해 LTV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고 시장 경쟁을 제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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