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민원 늘었다…ELS·수신금리 탓
전년 대비 53.3% 증가
2025-04-08 15:11:25 2025-04-08 16:52:05
 
[뉴스토마토 문성주 기자] 지난해 금융민원이 처음으로 10만건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와 예적금 금리 인하 등에 따른 은행권 민원이 급증한 영향입니다. 
 
불완전판매 민원 급증
 
8일 금융감독원 '2024년 금융민원 및 금융상담 등 동향'에 따르면 작년 금융민원은 11만6338건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은행은 2만4043건 접수되면서 전년 1만5680건 대비 53.3% 늘며 권역별 현황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중소서민은 45.3%, 금융투자 14.7%, 손해보험 11.4%로 뒤를 이었습니다.
 
은행 민원유형별 건수에서는 홍콩 ELS 불완전 판매 문제로 은행 권역의 민원이 폭증했습니다. 방카슈랑스·펀드 부문은 기존 415건에서 4764건으로 1048%(4349건), 신탁 부문은 기존 187건에서 2916건으로 1459.4%(2729건) 크게 늘었습니다. 금감원에서는 H지수 관련 ELS, ELT를 민원 유형상 방카·펀드, 신탁으로 분류합니다. 이어서 보이스피싱이 28%, 예·적금이 20.2% 상승하며 뒤를 이었고 여신은 유일하게 11.2% 감소했습니다.
 
방카·펀드, 신탁 부문의 경우 고위험 상품으로 대규모 원금 손실을 본 피해자들이 금융당국에 다수의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은행권은 홍콩 ELS 상품을 일반 창구에서 충분한 소비자 보호 장치 없이 불완전판매했다는 책임론이 불거졌습니다. 당시 은행권은 90세가 넘는 초고령층 고객들에게도 ELS 상품을 판매해 논란이 커졌습니다. 이후 금감원은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설명이 부족했다고 지적했고 자율배상 분쟁조정기준에 따라 손실분에 대한 배상 절차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은행 민원유형별 중 보이스피싱도 기존 1505건에서 1927건으로 늘었습니다. 최근 보이스피싱은 나날이 지능화되면서 피해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금감원이 발표한 '2023년 보이스피싱 피해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95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4%(508억원) 증가했습니다. 통상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생계가 어려워진 서민들이 보이스피싱 등 민생침해 범죄를 당하는 경우가 증가합니다.
 
민원이 20.2% 증가한 예·적금 부문은 수신금리에 대한 문의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최근 5대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 속에 지난해 8월부터 7개월 연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전후로 은행권은 시장금리를 반영해 선제적으로 수신금리를 내리고 있는데 대출금리보다 예·적금 금리가 빠르게 떨어지면서 관련 문의가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은행 민원유형별 건수에서는 홍콩 ELS 불완전 판매 책임론으로 은행 권역의 민원이 작년 한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금융감독원)
 
티메프 사태에 비은행권 민원 증가
 
비은행권에서는 중소·서민 부문이 전년 대비 45.3% 증가하며 가장 크게 늘었습니다. 이어 금융투자가 14.7%, 손해보험이 11.4% 늘며 뒤를 이었습니다. 생명보험 부문은 전년 대비 3.3% 감소하며 유일하게 줄었습니다.
 
중소·서민 부문의 경우 작년 2만9809건이 접수됐는데 작년 발생한 티메프(티몬·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티메프의 환급 절차 지연으로 소비자 불편이 커졌습니다. 신용카드사 민원이 1만2968건으로 전년 대비 39.1%(3645건) 늘었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티메프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로 발생한 피해금액은 1조2790억원에 달합니다. 당시 티메프가 정산을 지연하면서 결제대행사(PG사)가 피해 소비자들의 환불 요청을 거절했고 이에 카드사들이 직접 소비자에게 이의제기를 받아 결제를 취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카드 결제 등으로 환불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관련 민원 접수를 하며 민원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됩니다.
 
손해보험사 민원은 4만365건을 기록했습니다. 보험금 산정 및 지급, 계약의 성립 및 해지, 보험모집 관련 민원이 각각 2847건, 586건, 89건 증가했고 대출 관련 민원은 오히려 90건 줄었습니다.
 
생명보험 부문은 유일하게 민원 수가 감소했습니다. 계약의 성립 해지 및 면부책 결정 등에서 소폭 증가했지만 보험모집, 보험금 산정 및 지급 등에 대해서는 감소했습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신계약 건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작년 금융민원 처리 건수는 10만9250건으로 전년보다 12.5% 늘었습니다. 일반민원은 전년보다 24.3% 증가한 7만2394건을 처리했고, 분쟁민원은 전년보다 5.1% 감소한 3만6856건을 처리했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분쟁조정위원회 개최를 활성화해 민원 처리 신뢰도를 높이고 작년 보험에 도입한 '분쟁유형별 집중처리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민원과 분쟁 처리방식을 효율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금융민원 건수는 11만 6338건을 기록한 가운데 은행(53.3%), 중소서민(45.3%), 손해보험(11.4%), 금융투자(14.7%) 민원은 전년 대비 늘어나고 생명보험만 3.3% 감소했다. (사진= 금융감독원)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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