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건설 대출 조인다는데…지방은행 풍선효과 우려
지방은행 건설업 대출 잔액·연체율 급증
2025-01-31 13:19:08 2025-01-31 13:19:08
[뉴스토마토 문성주 기자] 주요 시중은행이 건설업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지방은행으로의 풍선효과가 우려됩니다. 지방은행도 건설업 부실 채권이 많은 데다 연체율마저 오르고 있어 건전성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건설업체 신용평가 등급이 일정 수준 이상인 경우에만 10억원 초과 신규 대출을 내주기로 했습니다. 신용등급이 취약한 경우에는 대출의 80% 이상 보증을 조건으로 하는 담보대출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건설업 연간 순증 대출 한도를 12조5000억원으로 제한했습니다. 
 
하나은행은 그간 건설업종을 위험 업종으로 정해 대출 한도를 보수적으로 관리해왔는데 업황이 더 악화되면 리스크관리위원회 결의를 거쳐 관련 관리 정책을 수립할 예정입니다. NH농협은행 역시 작년부터 건물건설업을 일반적 신규 여신 취급이 아예 불가능하도록 설정해뒀고 우량 차주에만 심사 소관 부서가 예외적으로 취급하도록 했습니다.
 
주요 은행들의 건설업종 대출 조이기가 시작되면서 유동성 확보 우려가 커진 건설업계는 지방은행으로 쏠릴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미 건설업 대출이 불어 부실 우려가 커진 지방은행이 이번 계기로 더욱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BNK경남·BNK부산·광주·전북은행 등 4대 지방은행이 지난해 3분기까지 건설업권에 빌려준 대출잔액은 5조358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5년 전인 2019년 3분기 3조4395억원과 비교하면 1조9185억원 증가한 금액입니다.
 
통상 자금이 부족한 시행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합니다. 하지만 경기가 악화되며 시행사들이 발행한 ABCP가 시장에서 수요가 줄자 은행에 직접 돈을 빌리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연체율 또한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방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중 건설업 대출 연체율은 2022년 1분기 0.48%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2분기 1.36%로 약 3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주요 4대 은행은 0.31%에서 0.83%로 올랐습니다. 지방은행의 건설업 대출 연체율이 시중은행에 비해 빠른 속도로 늘었습니다.
 
하준경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건설업이 내수 산업이다보니 내수 부진 영향을 크게 받는다"면서 "건설업 중에서 취약 기업은 앞으로 유동성 확보가 더욱 어려워지고 그러면 지속가능성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은행권이 건설 불황 장기화 전망 속에 건설업종의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 건설업계가 지방은행으로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의 모습 (사진= 뉴시스)
 
문성주 기자 moonsj709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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