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영진 인턴기자] 20대 A씨는 최근 카페 할인율이 높은 신용카드를 발급 받았습니다. 이후 카페를 자주 이용했지만 할인금액이 크지 않자 약관을 다시 살피게 됐는데요. '커피 50% 할인' 옆에 '월 할인한도 1만원' 항목이 있었습니다.
파격적인 할인율을 앞세운 신용카드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지만, 한도와 횟수제한 등을 따져보면 실익이 크지 않은 상품이 많습니다. 카드 보유 수는 신용평점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불필요한 카드 발급이 이뤄지지 않도록 약관을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가 높은 할인율을 제공해도 할인금액과 횟수가 제한돼있어 실혜택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카드 '청춘대로 톡톡카드'는 스타벅스 50% 청구할인을 제공하지만 월간 1만원 한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패스트푸드 업종에서도 20% 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월 최대 5000원만 받을 수 있습니다.
NH농협 '올바른 FLEX 카드'는 스타벅스 50%, 영화 30% 청구할인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월간 한도 때문에 스타벅스에서 1만원, 영화관에서 5000원만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스타벅스 할인은 월 2회만 제공되기 때문에 한번에 1만원 이상 사용해야 최대 할인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삼성 iD ON 카드'는 커피전문점·배달앱·델리 영역 중 월 이용금액이 가장 큰 영역에 대해 30% 할인을 해주는데요. 마찬가지로 1만원 한도가 정해져있어 눈에 보이는 할인율에 비해 받는 혜택은 적다는 반응입니다.
'신한카드 The Pet'의 경우 전국 동물병원과 펫 전용 쇼핑몰에서 30% 할인을 해주는 상품인데, 전월실적 40만~80만원을 채울때 월간 할인한도는 고작 5000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롯데카드에서 내놓은 'LOCA LIKIT Eat' 역시 음식점·배달앱·커피·구독서비스 등에서 최대 60% 할인을 내세웠으나, 통합 한도로 묶여있어 모든 항목에서 총 1만3000원 한도 내에서만 할인됩니다.
한 카드 이용자는 "겉으로 보이는 할인율에 비해 할인 금액 한도가 크지 않다"면서 "카드사는 이렇게 설계한 사람에게 공로상을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비꼬았습니다.
반면 카드사는 약관에 표시를 해놓았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의견입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할인율을 앞세워 광고하는 것은 카드사 재량"이라면서 "모집비용 규제는 있지만 카드사 혜택 관련 법적 규제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커피, 영화, 구독 서비스 등 소액 결제가 잦은 업종에서 고객이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높은 할인율을 설정한 것"이라며 "할인금액과 횟수를 무제한으로 설정하면 체리피커의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할인율이 높아도 할인한도나 횟수가 제한돼 있을 수 있어 약관을 잘 살펴야 한다. 사진은 왼쪽부터 '청춘대로 톡톡카드', '올바른FLEX카드', '삼성 iD ON 카드' 인터넷 광고 모습.(사진=네이버 캡쳐)
유영진 인턴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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