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연휴 내내 구치소 앞엔 아스팔트 보수…"전한길 영상부터 봐라"
극우 시민단체, 윤 지지자, 보수 유튜브 총집결
"하느님이 세운 대통령 끌어내리면 천벌 받아"
2025-01-30 17:58:43 2025-01-30 18:17:59
[뉴스토마토 안창현·차종관 기자] 윤석열씨가 수감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선 설 연휴 내내 아스팔트 보수 집회가 열렸습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채 "윤석열 석방"을 외쳤습니다. 특히 부정선거 음모론을 띄우며 윤씨 탄핵반대를 주장한 전한길씨의 영상을 보고 오라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윤씨에 이어 일부 유명인과 보수 유튜버들까지 아스팔트 보수 선동에 동참하자 구치소 앞 시위는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아스팔트 보수들은 낮 12시부터 서울구치소 앞 주차장에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연휴 내내 구치소에 앞에 모여서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집회가 한창인 오후 3시엔 900여명(경찰 추산)의 참가자들이 집결했습니다. 신자유연대 등 시민단체 외에도 가족 단위로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시위 내내 "이 몸이 죽어서 나라가 산다면 아아 이슬 같이 기꺼이 죽으리라"라는 가사의 '충성가'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습니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일부는 "윤석열 석방"을 외쳤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열어', '탄핵 무효', '잡범 이재명 구속', '부정선거 가짜국회 아웃'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도 등장했습니다. 주차장 한쪽엔 '김상진TV'와 '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 '전덕훈TV' 등 유튜브채널들도 자리 잡았습니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30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아스팔트 보수들이 모여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시위 참가자들은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소 재판관, 김동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이순형 서부지법 부장판사, 노정희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2025년 을사오적', '사법농단 어용판사'라고 규탄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연단에 오른 한 20대 남성은 "대통령님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건강 잘 챙기세요"라며 "이재명 때문에 나라가 절단 났는데, 대통령이 계엄을 해서 부정을 알렸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40대 남성은 "대통령님은 내란을 일으키지 않았다"며 "나라를 어지럽히고 중국에 아부하는 이재명이 내란수괴"라고 했습니다.
 
집회 참여자들을 위해 집에서 국밥을 해왔다는 60대 여성은 "설 연휴지만 이곳에 나온 것을 가족이 이해해 준다"며 "집회 진행을 돕는 게 즐겁다. 나라가 이러니 설에도 쉴 수 없었다. 참가해야만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7년 전부터 태극기집회에 나왔다. 유튜브가 진실을 알려줬다. 똑똑한 국민들은 언론에 속지 않는다"며 "전광훈 목사의 설교를 들어봐야 한다. 하느님이 세운 대통령을 험담하고 끌어내리려고 하는 이들은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스팔트 보수들은 경찰 펜스를 사이에 두고 취재를 온 취재진에게 "빨갱이 방송 해체하라"라고 했습니다. 특히 대부분은 공무원시험 한국사 강사인 전한길씨의 '울면서 호소 드립니다' 유튜브 영상을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영상은 전씨가 부정선거 음모론, 문형배·이미선·정계선 헌재 재판관을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영상은 이날 오전에 그의 유튜브채널에 업로드 됐는데 오후 3시 기준으로 130만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조동옥(62)씨는 "오는 1일 부산에서 예정된 전씨의 연설장소에 애국 시민들이 집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30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 집회에 참여한 아스팔트 보수가 노트에 ‘보수 대통령 탄핵은 북한의 지령, 지금 대한민국은 체제전쟁 중’이라는 메모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한 50대 여성은 "기자들이 부정선거를 음모론이라고만 하지 말고 더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며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를 필두로 볼리비아와 콩고, 남아공, 벨라루스, 키르기스스탄에 부정선거가 수출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선거 부정이 의심되는 정황이 너무 많으니 검증하자는 것인데, 언론에서 왜곡 보도를 하며 탄핵에 반대하는 국민 40%를 극우로 몰고 있다"고 성토했습니다.
 
'윤석열 탄핵'에 찬성하는 시민들도 구치소 앞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10여명 수준이었습니다. 시민들은 정식 집회를 하진 않았지만 '특검 김건희', '해체 국민의힘' 등의 깃발을 들었습니다. 
 
한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20여명은 전날인 29일 구치소를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을 즉각 석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현재 일부 국민의힘 의원과 당협위원장들, 대통령실 전·현직 참모들은 윤씨 접견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설 연휴가 끝나고 일반인 접견이 가능해지면 윤씨 접견이 이어질 걸로 보입니다.
 
30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입구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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