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 금리 상승 우려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취임 전후 불확실성 심화로 증시 방향성 예측이 어렵지만 전문가들은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했습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둔 미국 주식시장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따른 물가·금리 상승 우려에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입니다. S&P500지수는 14일(현지시각)까지 12월 고점 대비 4% 하락한 후 15일 소폭 반등했습니다. 취임식이 열리는 20일을 전후해 주가 변동성은 단기적으로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에 증시의 관망세도 짙어지는 양상입니다. 통상 미국 증시는 대통령 취임식 전후 열흘 동안은 소강 상태였습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1960년대 이후 대통령 취임식 후 30영업일까지는 주가가 부진하다가 반등했습니다. 반면 트럼프 1기 시절에는 당선 직후 30영업일까지 상승세가 이어졌으며 60영업일까지 S&P500지수는 2.9% 올랐습니다. 또 취임식 후 1년 동안엔 23.7% 상승했습니다.
당시 IT섹터가 41% 오르며 상승을 이끌었고, 금융, 헬스케어, 경기소비재가 시장 성과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장 수익률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소재, 산업재 섹터도 준수한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필수소비재, 에너지, 유틸리티, 커뮤니케이션 섹터는 부진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2기 트럼프 정부에서도 이같은 산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지금의 변동성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조언도 있습니다. 조연주·원해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취임식 전후 공포심리가 과도하게 확대되는 것이 미국 주식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트럼프 2기 허니문 기간 금융기관장 교체, 인공지능(AI) 기업과 에너지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등을 감안하면 금융, 테크 섹터가 수혜를 볼 것이고, 정부지출이 확대될 수 있는 우주·방산·항공 등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서명할 행정명령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대통령 허니문 기간으로 불리는 취임 후 100일 간 서명하는 행정명령을 통해 정책 아젠다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오는 20일에 서명할 행정명령으론 △해양·연방토지 시추 제한 해제 △자동차 배기가스 규정 철회 △천연가스 수출 공장 승인 등 화석에너지 규제 완화 및 지원 △내연기관 산업 규제 완화 등이 거론됩니다. 이에 따라 금융, 산업재, 일부 에너지 섹터가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됩니다.
장기적으로는 정치 상황과 무관한 성장주에 집중하라는 의견도 제시됩니다. 박윤철·신희철 iM증권 연구원은 "경기, 정치 상황과 무관하게 실적이 우상향하는 업종과 기업에 집중하라"며 AI, 비만치료제 등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산업군에서 우량주를 장기보유하는 전략을 권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테슬라, 엔비디아 등 빅테크와 에너지인프라, 비만치료제, 장기국채 상장지수펀드(ETF)를 지목했습니다. 중단기적으론 크루즈 업체 카니발(CCL), 금, 대출채권담보증권(CLO), 주택건설ETF 등을 추천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AP/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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