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정책선임기자] "자 봐봐~" 초등학교 3학년 진학을 앞둔 딸아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두툼한 책자 한권을 건넸다. 배시시 한 표정, 뽀얀 손으로 책머리를 톡톡. 읽어보라는 뜻이다.
스퀴시북? 스타일북? 그림책? 같기도 한 낱권들의 제본 한권엔 2학년 교과과정 동안 담아낸 아이의 성장기가 담겼다. 그림부터 수학, 언어 영역, 친구들의 롤링페이퍼 등 다채로운 내용들로 꾸며진 딸아이의 성장 스토리.
하늘의 명을 깨닫는 나이여서인지 금세 피로감이 몰려왔지만 아이의 입장에서 늘 칭찬해야하는 게 아빠의 도리이자, 본분(?) 아니겠는가.
육아법 유명세의 오 선생이 말씀하시길, 자신감 넘치는 아이로 키우는 데는 아이의 자존감 향상이 중요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야~' '우와~'하며 전성 감탄사, 감정 감탄사 등 감탄사란 감탄사를 몽땅 끌어올린 언어 품사로 칭찬일색을 시전.
'아빤 여자의 마음을 모른다'며 가끔 초춘기 증상을 보이기에 포용적 피드백 기량만은 강철부대 뺨쳐야한다. 그래 오늘도 따님과의 플러팅 썩세스했네~라며 안유해보지만 딸아이가 건넨 성장 스토리는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 한 재미가 있는 게 사실이다.
초등학교 2학년 성장기 이야기 중 장례 희망이 적혀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그 중 서로 잊지 말라는 의미로 같은 반 친구들이 써내려간 소개 글엔 '화가' '게이머' '선생님' 등 각자 희망하는 꿈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는 까까머리 어린 시절 물음들을 회상하면 수시로 달라지던 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