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국민주 삼성전자의 약세로 손실 입은 투자자들이 많은 반면, 주가 하락을 기회 삼아 신규 매수를 타진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의 미래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지만 ‘5만전자’는 충분히 싸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이런 시기에 분할매수가 빛을 발합니다. 6만전자 붕괴 후 일정 조건에 맞춰 분할매수했다면 평균 매수가격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반도체(HBM3E)를 납품하는 데 실패하면서 완연한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8월엔 8만원대였던 주가는 10월16일 6만원 선을 내줬고 그 후론 다시 6만원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11월 중엔 잠깐 5만원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삼성전자는 올해 6세대 반도체인 HBM4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5세대든 6세대든, 삼성전자 반도체가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는 약세를 벗어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만원을 밑도는 현재 주가는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 대비 저렴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다만 그에 공감해도 주식 매수엔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상당수입니다.
이들이 부담을 줄이면서 효과적으로 수량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분할매수입니다. 실제 이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6만전자가 무너진 지난해 10월16일부터 올해 1월2일까지 매일 종가로 삼성전자 주식을 1주씩 매수했다면 보유주식은 영업일수 54일에 해당하는 54주, 매수총액은 300만8100원, 평균 매수가는 5만5705원이었을 겁니다. 3일 마감가 5만4400원과 1305원 차이로 -2.34%의 수익률입니다. 물론 손실은 피할 수 없지만 손실률이 크지 않아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을 만한 성적입니다.
(표=뉴스토마토)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주가가 크게 하락한 날에만 매수할 경우 성과는 더 나아집니다. 주가가 전일보다 1000원 이상 하락한 날에만 매수하는 시나리오입니다. 삼성전자가 6만원 밑으로 내려온 후 하루에 종가 기준 1000원 이상 하락한 날은 11영업일이 있었습니다. 이런 날에만 종가로 매수했다면 평균 매수가는 5만4872원입니다. 3일 마감가와 470원 차이로 1% 수익률 이내입니다.
세 번째, 삼성전자의 주가 단위에 맞춰 당일 하락으로 5만9000원이 무너진 날, 5만8000원이 깨진 날 등에 종가로 매수한 경우의 평균 매수가는 5만4705원으로 조금 더 낮습니다. 이 경우에 해당하는 횟수는 19영업일로 두 번째 사나리오보다 자주 발생했습니다.
매수 가능일이 적어 매수금액이 많지는 않지만 이는 투자자 개인의 자금 사정에 따라, 또 목표로 하는 매수기간에 따라 10주씩, 100주씩 정하기 나름입니다. 삼성전자의 약세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 하루 매수 수량을 적게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매일 사 모으든 1000원 이상 하락한 날에만 매수하든, 종가 매수는 동시호가를 이용하면 가능합니다. 다만 매일 마감 동시호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수고는 감수해야 합니다.
삼성전자가 아니라도 반드시 회복할 것이란 믿음이 있는 우량기업의 주식이라면 이와 같은 기계적 분할매수 전략은 어디에든 활용할 수 있습니다. 단 주가가 충분히 하락한 종목인 경우여야 분할매수의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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