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윤석열 정권에서 압박을 받던 토종 플랫폼 네이버·카카오가 탄핵 정국 반사 이익 속 미래 먹거리 사업을 위해 진력하고 있습니다. 양사는 나란히 내년 상반기 신규 AI(인공지능) 서비스 출시를 예고한 상태인데요. 주력 사업인 커머스 역시 양사 모두 AI 기반 ‘초개인화’ 전략을 차용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사옥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날 1주당 20만950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네이버는 지난 8월5일 15만1100원의 최저점을 기록한 뒤 등락을 거듭하다 오름세를 굳히고 있는데요. 11월부터 본격 상승을 시작하다 20만원대 안착에 성공했습니다. 특히 네이버는 계엄·탄핵 정국의 분위기가 고조되던 지난 12일 22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증권가에서는 실적·성장성 우려에 대한 하락은 충분히 반영됐다며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윤석열정부에서 대표적으로 핍박을 받아온 카카오는 탄핵 정국의 수혜를 받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지난 11월14일 최저가인 3만2550원을 기록했던 카카오의 주가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었는데요. 비상계엄 다음 날엔 장중 4만7100원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후 탄핵정국으로 흐르면서 정권에 의해 좌우되던 위험 요소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이어졌는데요. 카카오의 주가는 최근 다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날 종가 기준으로 4만1200원을 기록해 한달새 약 27%의 상승폭을 나타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현 정권 하에서 정부의 압박을 받아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네이버는 정부·여당의 ‘가짜뉴스’와 뉴스 편향성에 대한 공격이 지속됐고 카카오의 경우는 사법리스크와 윤 씨의 “부도덕한 기업” 언급과 관련 사정당국의 전방위적 압박이 있었는데요. 이러한 상황과 미래 사업의 불투명성 등은 실적 선방에도 그동안 양사 주가의 발목을 잡아 왔습니다. 하지만 탄핵 정국과 맞물려 성장성 우려가 해소되는 등 주가가 부활 조짐을 나타내 내년도 미래 사업 경쟁에 관심이 쏠립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내년도 AI에 집중된 사업 전략을 예고했는데요. 양사 모두 내년 중 신규 AI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또한 주력 사업인 커머스 역시 AI를 기반으로 한 ‘초개인화’ 전략으로 양사의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됩니다.
먼저 네이버는 내년 1분기 중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AI 브리핑’ 도입을 준비 중입니다. AI 브리핑은 네이버의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해 검색 결과 자체를 풍성하게 보여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네이버는 또 커머스 영역에서 ‘초개인화’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쇼핑 앱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도 별도 앱으로 출시할 예정인데요. 쇼핑 네비게이터인 ‘AI 쇼핑추천’ 기능도 내년 중 베타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는 ‘생태계’에 방점을 찍은 사업 전략을 취해 왔는데요. 이번 AI를 기반으로 한 사업 역시 이에 맞닿아 있습니다.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인 하이퍼클로바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AI 전략과 외부 협력을 통한 커머스 생태계 확장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는 네이버가 추구하는 ‘플라이휠(지속적 성장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집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생태계, 즉 시장을 키우다 보면 자연스럽게 네이버도 성장을 하기에 이에 집중해 왔다”라며 “생태계는 지금 어느 정도 탄탄하게 자리를 잡았고 이제는 생태계 고도화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카카오의 경우에도 자체 AI 서비스 ‘카나나’의 내년 출시가 예고돼 있는데요. 현재 사내 테스트 일정이 이달 30일로 정해지며 실서비스 출시 일정도 다가오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AI 전략은 네이버와는 다소 결이 다른데요. 비용 효율성 등을 고려한 ‘AI 오케스트레이선’ 전략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자체 모델과 오픈 소스 그리고 빅테크 모델까지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인데요. 이를 위해 AI 모델도 세분화했습니다. 이러한 AI 전략에 따른 서비스도 속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최근 선물하기 서비스에 특화된 ‘AI 쇼핑 메이트’ 베타 버전도 공개했는데요. AI를 기반으로 상품 추천 등의 기능을 담은 ‘초개인화’ 서비스입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올해 AI 쇼핑 메이트와 향후 카나나 등 여러가지 AI 서비스를 내년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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