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퀴2)북한산더샵, 지역 주민들 ‘저평가’ 한목소리
도심업무지구 접근성 좋은데 12억…내부순환로 눈에 걸리네
홍은1구역·유진상가 등 개발 호재…강북횡단선 재추진, 먼 미래
2024-10-11 06:00:00 2024-10-11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최근 서울의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것도 주변 시세보다는 저렴하다며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세상은 신축과 강남지역 주요 단지에만 눈이 쏠려 있지만 준신축급으로 눈높이를 낮추면 관심 가질 만한 곳은 아직 많습니다. 
 
서울 도심권역(CBD)과 가까운 서대문구 통일로변의, 이제 막 12억원을 넘어선 북한산더샵 아파트도 그중 하나입니다. 이곳 주민들이나 중개업소들은 근처의 다른 아파트에 비해 시세가 저렴하다며 저평가 단지라고 입을 모읍니다. 
 
통일로변 역세권 아파트
 
북한산더샵은 서울 서대문구 홍은사거리에 접한 552세대 7년차 아파트입니다. 홍은동의 끝, 홍제동을 바라보는 통일로 변으로 북한산 끝자락에 지은 아파트라서 지대가 높습니다. 
 
통일로를 따라 7개 동이 일렬로 길게 늘어서 있는데요. 통일로에서 바라보면 약 3층 높이에 아파트 동들이 있습니다. 통일로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선 e편한세상홍제가든플라츠 아파트의 방음벽 높이와 얼추 비슷할 정도입니다. 물론 통일로에서 단지 안으로 편리하게 출입할 수 있도록 계단 옆에 엘리베이터가 함께 설치돼 있습니다. 
 
북한산더샵의 주소지는 홍은동이지만 홍제역과 가까워 걸어서 역을 이용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동들이 일렬로 배치돼 있어 어느 동에 거주하느냐에 따라 소요 시간은 차이가 납니다. 단지의 남쪽, 역과 가장 가까운 107동에선 400미터 정도 거리로 5분 남짓이면 도착하는데 가장 멀리 있는 101동은 빠른 걸음으로 8분, 넉넉잡아 10분쯤 걸립니다. 
 
거리만 보면 101동에선 녹번역을 이용하는 것도 가능한데 중간에 언덕을 넘어야 한다는 걸림돌이 있습니다. 다만 단지 내 지하주차장(실제로는 1층)이 앞 동 상가까지 연결돼 있어 주민들이 주차장과 상가 출입로를 통해 오가기 때문에 모든 동의 주민들이 역을 이용하는 데는 큰 불편함이 없다고 합니다. 주차대수도 세대당 1.5대여서 다른 단지들에 비해 여유가 있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통일로변에 위치한 북한산더샵아파트. 왼쪽에 e편한세상홍제가든플라츠도 보인다.(사진=김창경 기자)
 
통일로에서 바라본 북한산더샵. 지대가 높아 단지에 들어가려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한다.(사진=김창경 기자)
 
홍은사거리에서 바라본 북한산더샵 상가와 107동. 유일하게 정남향이 배치된 동이다. (사진=김창경 기자)
 
 
판상형이 없네
 
역세권 아파트들은 역과의 거리가 시세에 크게 영향을 주곤 합니다. 하지만 현재 이 단지의 실거래가 기록이나 중개업소에 나와 있는 매물들의 호가를 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역과의 거래가 크게 반영돼 있는 것 같진 않습니다. 
 
일단 역에서 먼 101동과 102동엔 82㎡와 83㎡(전용면적 59㎡)형만 있어서 앞 동과 직접 시세를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나마 국평(전용 84㎡)형 중 역에서 거리가 가까운 107동과 가장 먼 103동의 거래가격을 보면 큰 차이가 없습니다. 오히려 단지 주민들은 가장 앞 동인 107동보다 중간에 있는 105동을 로열동으로 여긴다는 전언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107동이 내부순환로와 가깝다는 이유가 큽니다. 중간에 홍은1구역이 있고 홍은사거리 교통섬도 있어서 물리적으로 코앞에 있는 느낌은 아니지만 거실 발코니에서 내부순환로가 보인다는 것은 취약점입니다. 다만 단지 내에서도 내부순환로와 거리가 가깝고 직접 바라보는 1호 라인에 비해 3호, 4호 라인은 거리가 멀어 양호한 편입니다. 내부순환로와 통일로가 가까워 도로 소음은 있지만 이중창이어서 창문을 닫으면 괜찮다는 평가입니다. 
 
두 번째는 평형입니다. 107동은 유일하게 정남향으로 배치된 2호, 3호 라인을 품고 있지만 이들의 평형 구조는 안방과 거실만 전면을 향하고 있는 타워형으로 호불호가 나뉩니다. 사실 북한산더샵에는 흔히 볼 수 있는 3베이, 4베이 판상형이 없습니다. 그나마 107동 1호, 4호 라인의 C타입이 판상형과 유사합니다. 
 
그래서 거실 발코니와 주방 창이 마주보는 형태는 아니지만, 거실과 방이 전부 전면을 바라보는 B타입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고, B타입을 품은 103~105동 중 역에서 가까운 105동이 로열동이 된 것입니다. 105동이 주(보행)출입로에서 가깝기도 합니다. 
 
너도나도 “저평가” 불만
 
현재 각 동에서 나온 국평형 호가는 12억원대 초중반에 형성돼 있습니다. 지난 8월 전용 84A형이 11억8700만원에 실거래된 후 호가가 12억원대로 올랐습니다. 7월엔 84B형이 11억50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최고가 기록은 2년 전의 13억1500만원입니다. 
 
이곳 주민들이나 단지 중개업소에선 ‘국평 12억’이라는 시세에 대해 너무 싸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부동산 커뮤니티마다 북한산더삽과 관련한 글엔 ‘저평가’라는 언급이 빠지지 않습니다. 
 
이들이 주로 비교 대상으로 보는 단지는 홍제역효성해링턴플레이스입니다. 올해 3월에 준공한 1116세대 대단지로 최근 실거래 최고가는 13억9000만원이며 현재 호가는 14억원대에 형성돼 있습니다. 홍제역에서 더 가까운 평지에 지은 신축이라서 더 비싼 것은 당연한데, 북한산더샵 주민들은 그게 2억원 이상 벌어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홍제역에서 반대편으로 비슷한 거리에 있는 홍제센트럴아이파크 주민들도 똑같이 저평가를 외치고 있는 것을 보면 북한산더샵만 저평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홍제센트럴아이파크는 2020년 6월생 906세대 단지로 북한산더샵보다 조건으로 12억원대 실거래 기록이 있으나 매물 호가가 아직 12억원대 중반입니다. 
 
홍제동 원일아파트와 유진상가, 내부순환도로 뒤편에 북한산더샵이 보인다. 유진상가와 원일아파트 뒤로 인왕시장이 있어 이용하기에 좋다.(사진=김창경 기자)
 
서대문구청이 이 지역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에 적극적이어서 주민들의 기대감도 큰 편이다. (사진=김창경 기자)
 
유진상가 개발, 이번엔 될까
 
결국 이 지역 아파트들 시세가 다른 지역에 비해 낮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지역 주민들의 인식이니까 주관적일 수밖에 없지만 도심 접근성이나 개발 가능성을 보면 무리는 아닙니다. 북한산더샵 앞에 남은 노후 지역인 홍은1구역은 현재 SH공사 주도로 공공개발이 예정돼 있습니다. 관리처분 변경 인가도 받아 이곳이 정비되면 주변 환경이 크게 개선될 전망입니다. 
 
또 북한산더샵이 바라보는 전면의 홍제동 유진상가 역시 재정비촉진지구로 서대문구청에서 재개발 역점사업으로 분류해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개발 가능성은 높습니다. 
 
또한 서대문구청장이 여당 수도권특위와 함께 예비타당성조사가 불발된 강북횡단선을 재추진한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목동에서 출발하는 이 노선은 디지털미디어시티와 홍제동, 길음동 등을 거쳐 청량리로 가는데 이중 홍제역 예정지가 북한산더샵 앞 홍은사거리입니다. 갈 길이 멀지만 잠재적 호재인 것은 분명합니다.
 
언젠가는 저평가가 해소될지 만년 저평가로 남아 있을지 알 수 없으나 주민들의 기대는 커 보입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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