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지윤 기자] 한국산업은행의 사회 공헌 집행액이 올해 '역대 최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 공헌 집행액 비율은 0.1%가 채 안 됩니다. 산업은행의 순익 대비 사회 공헌 집행액은 중소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3곳 가운데 2020년부터 줄곧 꼴찌입니다.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실에서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3곳으로부터 받은 '연도별 당기순이익 및 사회 공헌 집행액'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산업은행의 당기 순이익 대비 사회 공헌 집행액 비율은 0.05%입니다. 2019년 4.29%에서 2020년 3.16%, 2021년 0.3%로 매년 감소하다 2022년 1.29%를 찍은 뒤 2023년 0.37%로 다시 떨어졌습니다.
문제는 역대 최대 이익을 경신하는 데도 사회 공헌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산업은행의 올해 상반기 기준 당기 순이익은 1조6738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2조5089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 순익을 거둔 바 있는데 올해는 이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산업은행의 사회 공헌 집행액은 매우 미미한 수준입니다. 연도별로 산업은행의 사회 공헌 집행액은 각각 △2019년 191억원 △2020년 154억원 △2021년 73억원 △2022년 60억원 △2023년 92억원 △2024년 상반기 8억원입니다. '역대급' 순익을 거둔 지난해만 사회 공헌 집행액이 늘었을 뿐입니다.
산업은행 측은 이에 대해 "2021년과 2022년은 은행 공동 사회 공헌 사업 종료에 따른 집행 금액 감소이고, 올해 하반기에 은행 공동 사회 공헌 사업 및 나눔 재단에 약 216억원 집행할 예정"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국책은행의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 공헌 집행액 비율 추이. (그래픽=뉴스토마토)
산업은행의 최근 4개년(2020~2023년)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 공헌 집행액 비율은 수출입은행과 중소기업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평균치를 따져봐도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내 주요 국책은행 3곳 가운데 꼴찌입니다.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최근 4개년 평균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 공헌 집행액 비율은 각각 6.31%, 2.68%로 집계됐습니다. 산업은행은 1.28%에 불과합니다.
산업은행뿐 아니라 기업은행은 2021년부터 2조원이 넘는 당기 순이익을 내고 있고, 수출입은행은 지난해 7228억원의 이익을 기록했지만 역시 사회 공헌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습입니다. 사회 공헌에 인색한 산업은행을 비롯한 주요 국책은행이 국정감사 도마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정태호 의원은 "공공성을 법에 명시하고 있는 국책은행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며 "국책은행이 말로만 ESG 경영을 외칠 것이 아니라 지역과 서민을 위한 사회 공헌에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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