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롯데카드, 영업자산서 현대카드 제쳤다…'성장발판' 마련
고금리 절정이던 지난해도 영업자산 늘려
할부·리스·대출 없는 현대카드, 구조적 한계
2024-10-08 06:00:00 2024-10-08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일 18:2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롯데카드가 올해 상반기 영업자산 규모에서 처음으로 현대카드를 앞질렀다. 금리가 한참 높았던 지난해에도 높은 성장률을 유지했던 게 주효했다. 롯데카드는 올해도 자본성증권을 여러 차례 발행하며 외형 확장 발판을 마련해 둔 반면, 현대카드는 한정적인 영업 포트폴리오가 걸림돌로 꼽힌다. 
 
고금리 속에서도 높은 성장률 이어가
 
2일 여신금융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올 상반기 기준 영업자산이 21조785억원이다. 지난해 말 19조6019억원에서 크게 증가하면서 현대카드(21조44억원)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해당 규모는 신용카드사 가운데 4위권에 해당한다.
 
카드사 영업자산 규모는 신한카드가 38조2235억원으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KB국민카드(25조1607억원)와 삼성카드(029780)(24조8454억원)가 추격하면서 2위 자리를 다툼 중이다. 롯데카드·현대카드 뒤로는 우리카드와 하나카드가 있으며 자산 규모는 각각 15조120억원, 11조7491억원이다.
 
 
최근 카드 업계는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자금조달 효율성이나 건전성 관리 측면에서 자산 규모를 줄이는 디레버리징 전략을 취해왔다. 실제 신한카드(-0.5%)나 KB국민카드(-3.1%), 삼성카드(-5.5%) 등 세 곳은 지난해 영업자산이 역성장하기도 했다.
 
반면 롯데카드는 2022년 하반기부터 지난해까지 조달금리가 고점이었던 시기에도 높은 수준의 외형 성장을 이뤘다. 현대카드와의 격차도 지난해 이후 성장률 양상이 서로 갈리면서 크게 줄어들었다. 롯데카드의 영업자산 증가율 추이는 2022년 18.5%, 2023년 10.7%, 올 상반기 7.5%로 나타난다. 반면 현대카드의 경우 2022년 12.7%, 2023년 0.8%, 올 상반기 1.2%로 주춤한 상황이다. 
 
롯데카드는 영업자산 구성에서 특히 할부 결제와 카드론 자산의 성장 속도가 빨랐던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카드의 영업자산 포트폴리오는 카드자산 17조5927억원, 할부금융 8346억원, 리스 705억원, 대출채권 2조5788억원 등이다. 카드자산은 결제서비스와 대출서비스로 구분되는데 여기서 할부 결제가 6조3244억원, 카드론이 4조8170억원 정도다. 영업자산 내 비중은 각각 30.0%, 22.9%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034950) 책임연구원은 “롯데카드는 경쟁기업에 비해 영업자산 성장세가 빠르다”라면서 “2021년~2022년 큰 폭의 증가에 이어 지난해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자산 증가세가 지속됐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영업자산 증가는 할부와 카드론 중심”이라며 “최근에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비교적 안전자산인 자동차금융 취급도 늘었다”라고 분석했다.
 
자기자본 규모 큰 현대카드…포트폴리오 제한 '발목'
 
총자산 기준은 현대카드가 25조1443억원으로 롯데카드(23조6535억원)를 앞선다. 자기자본도 현대카드가 롯데카드보다 크다. 자기자본은 현대카드가 4조87억원이며, 롯데카드가 3조3580억원이다.
 
자본적정성이나 질적인 측면에서도 현대카드가 낫다. 외형이 성장하면 자본적정성 지표인 레버리지배율 부담이 필수적으로 늘어나게 되는데, 자산이 증가하는 만큼 자기자본을 확충해 관리해야 한다. 자산과 자본 성장 속도를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사진=롯데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는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이 현재 7배다. 올해 신종자본증권을 다수 발행하면서 해당 증권 잔액이 6000억원으로 나온다. 자본을 확충한 만큼 추가적인 외형 성장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다만 자기자본 내 신종자본증권 비중이 17.9%로 높은 점은 자본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기 때문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현대카드는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이 6.3배다. 현대카드 역시 신종자본증권을 1400억원 규모로 올해 초 발행한 바 있으며 잔액은 3000억원으로 확인된다. 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5% 정도다. 레버리지 측면에서 외형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
 
다만 현대카드는 영업자산 성장이 크게 둔화된 상태다. 낮은 성장률로 인해 영업자산 규모가 2022년(20조6051억원)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특히 현대카드는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카드자산 외에 할부금융과 리스를 운영하고 있지 않고, 대출채권도 79억원으로 미미한 만큼 구조적인 제한이 있다. 현대차(005380) 그룹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이나 현대커머셜과의 중복을 피하려는 차원에서다.
 
카드자산 중에서 카드사 본연의 업무인 결제서비스 자산 규모(15조3984억원)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인이다. 고금리로 카드자산 성장이 둔화된 환경에서 카드론과 같은 대출서비스 중심으로만 소폭의 영업자산 성장을 유지해 왔다는 것이다. 
 
여신금융 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 영업 포트폴리오는 카드자산 외에 다른 영역으로 다각화해 나가는 것이 기본 방향”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현대카드는 외형 성장에 제한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드자산을 무작정 늘리는 것도 제한이 따를 텐데 이러한 부분은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더 부각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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