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하나캐피탈, 자본적정성 압박…레버리지배율 관리 부담 가중
내년부터 배율 '8배'로 강화…하나캐피탈 7.5배 '우려'
기발행 채권 내년 초 상환 도래…유상증자 가능성도
2024-09-30 06:00:00 2024-09-30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17:2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하나캐피탈이 자본적정성 지표인 레버리지배율이 경쟁 그룹에 비해 높아 관리 부담이 늘고 있다. 내년에 관련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기발행 자본성증권의 상환 시점이 도래하면서 자본확충 필요성이 커졌다. 자본확충은 신종자본증권 차환이나 유상증자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는데 이행 시점은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정도로 예상된다.
 
현재 배율 7.5배…내년부터 규제 강화 ‘부담’
 
26일 여신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하나캐피탈의 자기자본은 2조5080억원, 총자산은 18조7457억원으로 레버리지배율이 7.5배다. 레버리지배율은 여신전문금융사의 자본적정성 지표 중 하나로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수준을 나타낸다. 레버리지 규제는 올해 말까지 9배이나 내년부터 8배로 강화된다. 규제한도까지 0.5배만 남게 되는 셈이다. 반면 하나캐피탈의 경쟁 그룹은 레버리지배율 평균이 6.7배로 규제 강화에도 여력이 있는 편이다.
 
하나캐피탈의 경우 지난해 말 대비 자기자본이 3.6%(862억원) 증가했으며 총자산은 3.7%(6659억원) 늘었다. 그동안 총자산 증가율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32.4%, 2021년 25.7%, 2022년 20.7%에 이어 고금리 시기인 지난해에도 9.6%로 높은 편이었는데 올해는 다소 주춤했다. 레버리지 관리 차원에서 속도 조절 중이지만 배율 자체는 여전히 높다. 
 
 
자기자본 부문에서는 저하된 수익성이 성장 둔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반기 순이익은 1128억원으로 총자산순이익률(ROA)이 1.2%다. 전년 동기 대비 이자마진(1767억원)이 줄어든 반면 대손비용(1062억원)은 늘어나면서 ROA가 0.3%p가량 떨어졌다.
 
영업자산은 대출채권 취급을 제한하면서 할부금융과 리스 자산을 늘렸다. 할부금융은 1조5727억원으로 2503억원, 리스는 6조4640억원으로 4884억원 증가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별로는 자동차금융에서 중고차(8370억원), 렌터카(2조2957억원) 자산이 지난해 말보다 각각 1265억원, 2817억원 늘었다. 향후 외형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자본확충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신용등급 평가에서도 미흡한 상태다. 한국기업평가(034950)는 하나캐피탈의 레버리지배율에 대한 신용 평가로 ‘BBB’ 등급을 책정했다. 하나캐피탈의 평균 신용도로 볼 수 있는 무보증사채 발행 등급은 ‘AA-’다. 레버리지 부문이 두 단계 떨어진다.
 
정하영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하나캐피탈은 자본적정성 지표가 경쟁 그룹 대비 열위하다”라면서 “외형 성장이 지속되면서 자본 관리에 대한 부담도 상존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사진=하나금융)
 
기발행 신종자본 만기 도래로 자본확충 필요
 
하나캐피탈은 자본확충을 위해 앞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잔액이 2500억원이다. 지난 2020년 1월 발행한 제298회차 사모 신종자본증권1500억원과 2021년 7월 발행한 제332회차 1000억원이다. 자기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0%다.
 
이들 증권은 발행 후 5년 조기상환(콜옵션) 시점이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도래한다. 특히 제298회차는 내년 1월로 이날 기준 4개월 정도 남았다. 이는 고정금리가 3.75%인데 중도에 상환하지 않을 경우 스텝업(Step-up) 조건에 따라 금리가 2%p 높게 재산정된다.
 
하나캐피탈은 신종자본증권의 자본인정 비율을 감안한 조정 레버리지배율이 7.9배~8.2배 정도로 높아진다. 기발행 신종자본증권을 최소 같은 규모 차환하거나 혹은 발행금액을 이전보다 더 늘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신종자본증권 차환과 함께 유상증자 옵션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캐피탈은 그동안 레버리지배율이 크게 올라갈 때마다 하나금융지주(086790)의 유상증자 지원을 받았다. 최근 건은 지난해 11월로 2000억원 규모다. 이전에는 2021년 7월 2000억원으로 당시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같이 이뤄졌다. 2년마다 한 번씩 유상증자가 시행되는 양상이다.
 
이처럼 하나금융지주는 계열사 지원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지난달 하나생명과 하나손해보험에 대해 각각 2000억원,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한 바 있다. 하나캐피탈이 2000억원 규모 지원을 받을 경우 상반기 자본과 총자산 기준 레버리지배율이 6.9배로 0.6배 정도 떨어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계산된다. 다만 향후 총자산 증가를 고려하면 실제 개선 수준은 이보다는 떨어지게 된다.
 
하나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레버리지배율은 내년 규제 강화에 맞춰 관리하고 있다”라면서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이나 아직 명확히 정해진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주 유상증자 지원은 지속적으로 있었고, 신종자본증권은 차환할 것으로 보이나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라며 “금리 변동이 있는 만큼 타이밍을 보고 있다”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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