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셀트리온(068270)의 대표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가 스위스에서 '베블로세마'로 이름표를 바꿔 달아 허가된 것으로 현지 당국 문서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셀트리온이 현지 제약 유통사를 인수한 지 5개월 만입니다.
2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의약품청(swissmedic)은 지난 4월30일(현지시간) 크론병, 염증성 장질환 등 치료제로 쓰이는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 바이오시밀러 '베블로세마(Veblocema)' 위해성 관리 계획(RMP)을 배포했습니다.
RMP는 의약품 허가 과정 및 시판 후 발생할 수 있는 위해성을 식별하고 최소화하기 위해 각국 허가기관이 발표하는 자료입니다.
총 11쪽 분량의 문서를 보면 스위스 의약품청은 베블로세마를 '램시마SC'로 칭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램시마SC는 셀트리온이 정맥주사(IV) 제형인 오리지널 의약품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해 내놓은 제품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 의약품청(EMA) 등 주요 국가 허가를 받았습니다.
램시마SC가 해외에서 다른 이름으로 출시된 사례는 또 있습니다. 미국에서 램시마SC가 '짐펜트라(Zymfenrta)'라는 제품명으로 출시된 게 대표적 예입니다.
'베블로세마' 제품 사진. (사진=아이콘 헬스케어)
스위스 의약품청 자료를 보면 베블로세마 유통은 아이콘 헬스케어가 담당합니다. 아이콘 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지난해 11월 300억원을 들여 인수한 현지 제약 유통기업입니다. 인수 주체는 셀트리온 헝가리 법인이며, 아이콘이 자회사로 편입되는 구조입니다.
당시 셀트리온은 주요 제품들의 안정적인 매출 성과를 이끌 시장 환경을 갖췄다며 스위스 진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 기준 스위스 인플릭시맙 시장은 약 1700억원 규모로 형성됐습니다.
셀트리온이 아이콘 인수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직판 체제 구축입니다. 셀트리온은 "오랜 기간 스위스에서 손발을 맞춰온 아이콘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면서 과도한 시간 소요 없이 영업 활동에 지장이 없는 안전한 방향으로 직판 전환이 이뤄지게 돼 더욱 빠르게 처방을 확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을 만큼 아이콘 인수의 중요성을 부각하기도 했습니다.
베블로세마가 원래 이름인 램시마SC 대신 새로운 이름으로 스위스에서 판매 중인 건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신약으로 승인됐기 때문입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2021년 스위스에서 베블로세마로 허가를 받아 현재 판매 중"이라며 "램시마SC가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신약으로 허가를 받아 램시마SC 브랜드로 허가 진행이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콘은 당사 스위스 법인"이라며 "현지 직판을 담당하고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한편, 셀트리온은 스위스 의약품청 RMP 발간 넉 달 뒤 영문으로 표기한 베블로세마 상표권 확보를 위한 준비도 마쳤습니다. 지식재산정보 검색 시스템 키프리스를 보면 셀트리온은 지난 8월 'Veblocema' 상표권 출원을 완료했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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