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보험 비교·추천 플랫폼 서비스 눈 앞
금융위에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자동차금융 강점 활용 기대
2024-09-27 18:00:00 2024-09-27 18:00:00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현대캐피탈이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에 나섰습니다. 금융당국은 서비스 이용률이 저조하자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자동차금융에 강점이 있는 캐피탈사 진출을 계기로 서비스 활성화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입니다.  
 
현대캐피탈, 혁신금융 재신청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이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재도전에 나섰습니다. 금융위원회에 혁신금융서비스(금융규제 샌드박스) 등록을 신청했는데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사의 온라인 보험상품(CM)을 비교해주고,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입니다.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정되면 금융시장에 혁신을 일으키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에 관련 규제를 일정시간 면제해거나 유예해주는 특례가 주어집니다.
 
현대캐피탈은 자동차할부가 주력인 캐피탈사입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 등의 신차 할부에 강점이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캐피탈의 자동차할부 잔액은 업계 1위인 17조원에 달합니다.
 
캐피탈에서 취급하는 자동차 등 기계·설비 금융에는 보험이 필수재로 따라붙습니다. 하지만 캐피탈사는 카드사와 같은 여신전문금융사인데도 불구하고 보험대리점에 등록할 수 없습니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시행하려면 보험대리점 등록이 필요합니다. 은행·저축은행·카드사 등은 보험업법 시행령상 보험대리점 등록이 허용됩니다. 일례로 보험업법에서는 허가를 받은 신용카드업자는 보험대리점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데요. 실제로 전업카드사 8곳은 모두 보험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캐피탈사는 지난해 7월에도 자동차 비교·추천서비스에 뛰어들기 위해 혁신금융서비스에 도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금융위는 당시 '캐피탈사가 플랫폼사가 아니라 금융사이기 때문에 중개서비스인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영위하기엔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최종적으로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받은 곳은 빅테크 3사 등으로 올해 1월부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대캐피탈이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 출시를 위해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했다. 사진은 네이버페이의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화면.(사진=네이버페이 화면 갈무리)
 
'원스톱 자동차금융' 기대
 
캐피탈사가 없는 자동차 비교·추천 서비스 이용자의 실제 보험 가입률은 낮았습니다. 금융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으로 약 81만명이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실제 보험 가입은 7만3000명에 그쳤습니다. 
 
핀테크사와 보험사 간 정보 비대칭으로 정확한 보험료 산정이 어려웠다는 점과 플랫폼 수수료 문제가 이용률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이에 금융당국이 보험료 체계를 재점검하는 등 제도 손질에 나섰습니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이 지난 26일 열린 제3차 보험개혁회의에서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2.0'을 추진하기로 한 것입니다. 
 
금융당국은 소비자가 정확한 보험료를 산출해 비교할 수 있도록 핀테크사에 정보공유를 확대합니다. 보험개발원과 보험사에서 차량정보, 기존계약 만기일, 특약할인 검증정보, 기존 계약정보 등을 핀테크사에 제공하게 됩니다.
 
다만 캐피탈사가 혁신금융서비스에 선정됐다면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보험료가 부정확하게 산정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시각도 나옵니다. 캐피탈사는 자동차금융을 오랫동안 영위했기에 축적된 정보와 노하우가 풍부합니다. 소비자의 사고이력, 차종, 차대번호, 연식 등 보험료 산정에 필요한 정보를 모두 꿰고 있기 때문에 정밀한 보험 추천과 정확도 높은 보험료 산정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현대캐피탈이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기존에 운영하던 자동차금융 사업과 연계해 실제 보험 가입으로 연결되는 건수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캐피탈사를 통해 신차 구매부터 보험 선택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현재 현대캐피탈 공색 앱은 관심차량 데이터 비교, 차량 구매, 대출 한도와 금리 비교 등이 가능하지만 자동차보험 중개 기능은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캐피탈사가 보험추천서비스에 진출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강조합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범위의 경제 측면에서 다양한 금융상품 판매를 통해 비용 절감으로 경쟁력 있는 금융 서비스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금융위와 금감원이 지난 26일 제3차 보험개혁회의에서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 2.0'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발언 모습.(사진=뉴시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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