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한바퀴2)‘강남 40분’ 경기광주역 국평 6억대 사라진다
자연앤자이 8억 찍고 거래 증가… 준신축 e편한세상 남은 6억대 매물 귀해
강남·판교 접근성 외에 잠재된 교통호재 풍부
2024-08-30 06:00:00 2024-08-30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경기광주역이 있는 경기도 광주시 역동 일대 부동산 시장은 경강선을 이용하면 판교역까지 15분, 다시 강남역까지 15분 거리인 핵심 업무지구와 멀지 않은 곳입니다. 하지만 주변엔 작은 공장이나 물류창고 등이 산재해 있을 뿐 대기업 생산기지 같은 양질의 대규모 일자리가 적어 강남의 과천처럼, 구로·가산디지탈단지의 광명처럼, 베드타운 역할로 부각돼 있습니다. 
 
베드타운답게 인접한 아파트 시세는 분당과 판교, 성남 구도심에 비해 저렴합니다. 경제력이 부족한 직장인들이 6억원대 자금으로 신축에 준하는 아파트를 구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숫자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거래 증가와 함께 시세도 올라 이제 6억대 국평(전용면적 84형) 아파트 매물은 거의 사라지고 있습니다. 
 
경강선 경기광주역 전경. 지상철로 경강선 전철과 KTX이음 철도차량이 이용한다.(사진=김창경 기자)
 
경기광주역 앞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왼쪽이 광주역e편한세상이고 가운데가 더파크비스타데시앙 공사현장, 오른쪽이 광주역자연앤자이 아파트다.(사진=김창경 기자)
 
 
판교 출퇴근 준신축 마지막 6억대 매물?
 
경기광주역 주변엔 아파트가 많지 않습니다. 도보 5분 거리의 초역세권 단지는 없고, 10분 남짓 소요되는 단지는 광주역e편한세상과 광주역자연앤자이 두 곳이 있습니다. 부동산 정보 애플리케이션 호갱노노 게시판을 보면 두 단지 주민들의 자존심 경쟁이 제법 뜨거운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겉으로만 봐도 체급 차이는 있습니다. 
 
먼저 역사에서 바라봤을 때 왼쪽에 보이는 단지가 광주역e편한세상입니다. e편한세상은 6개 단지로 나뉘어 있지만 모두 2016년 10~11월에 완공한 동갑내기들입니다. 300여세대에서 최대 500세대 규모이며 주력 평형도 공급면적은 109~112㎡로 조금 달라도 전용면적은 84㎡로 비슷합니다. 
 
하지만 선호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산자락을 깎아 조성한 단지라서 단차가 뚜렷해 역에서 조금 더 가깝고 조금 더 평지인 2단지와 4단지를 먼저 찾습니다. 당연히 시세도 더 높습니다. 
 
지도상에서는 2단지가 역과 제일 가까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2단지와 4단지가 비슷합니다. 모든 단지의 주민들은 걸어서 역을 오가려면 특정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이 4단지 입구동과 2단지 일부 동에서 가깝기 때문입니다. 
 
역동초등학교를 옆에 끼고 있는 4단지의 경우 단지 내 단차가 커서 1열, 2열, 3열의 체감 차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특히 입구동인 401동은 낮은 학교 건물 덕분에 조망도 트여있어 시세에 반영됩니다. 
 
다만 학교 후문이 4단지와 뒤편 3단지 사잇길, 그 옆에 5단지도 있어서 아이들의 등하교 조건은 비슷한 편입니다. 그래서 시세가 조금 낮은 3단지와 5단지를 선택하는 학부모들도 많고 단지별 전세가 차이도 크지는 않다는 전언입니다. 
 
중개업소에 올라온 전용 84㎡형 매물 호가는 2단지 중고층이 7억2000만원에서 7억4000만원에 형성돼 있습니다. 지난달 7억원에 이어 이달에 7억2000만원 실거래가 신고되면서 호가가 전부 뛰었습니다. 그나마 4단지 뒷 열 동에 6억원대 중후반 매물이 남아 있는데 이것까지 거래되면 6억원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입니다.  
 
완공한 지 8년이나 된 단지임에도 아파트 상가에 공실이 많고, 단지들을 둘러싼 도로 건너편 상가들에도 빈자리가 많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부분입니다.
 
광주역e편한세상 단지. 왼쪽이 4단지, 오른쪽이 2단지다. 8년차 아파트로 외벽 도색 작업을 시작했다. (사진=김창경 기자)
 
e편한세상 주민들이 경기광주역을 오갈 때 이용하는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 높이를 내려가야 도로로 연결된다. 그만큼 높은 지대에 단지를 조성했다. (사진=김창경 기자)
 
역동초등학교 옆에 401동이 보인다.(사진=김창경 기자)
 
e편한세상 단지 내 상가. 한쪽이 모두 비어있다. (사진=김창경 기자)
 
 
‘대장’ 자연앤자이 거래 증가 뚜렷 
 
이곳과 광주역 대장을 다투는 자연앤자이는 2021년 11월에 입주한 3년차 신축입니다. 111㎡(전용 84㎡) 세 타입과 98㎡(74㎡) 두 가지 평형으로 구성된 1031세대 대단지입니다. 신축에 e편한세상처럼 단차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평지, 게다가 전 평형이 4베이로 설계돼 시세는 확실히 더 높습니다. 역과의 거리도 체감상으론 조금 더 가깝습니다. 
 
초등학교가 멀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인데, 현재 길 건너편에서 한창 공사 중인 아파트 단지 완공에 맞춰 초등학교도 2026년에 들어설 예정입니다. 2027년에 개교할 예정이라고 하니 2년 6개월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단지 맞은편이므로 횡단보도만 건너면 됩니다.
 
동 중에서는 남쪽으로 앞이 트여있는 105동, 106동, 107동이 인기입니다. 그중에서도 정남향에 코너가 없는 107동이 로얄동으로 여겨져 시세가 벌어져 있습니다. 나머지 동에서 나온 매물 호가가 7억4000만~7억8000만원인 데 비해 107동은 대부분 8억원을 넘습니다. 유일하게 7억9000만원 매물이 하나 있습니다. 최근 7억원대 계약이 많았고 7월엔 8억원을 넘는 실거래도 기록돼 선호동이 아니라도 7억원대 후반을 적정시세로 잡아야 할 분위기입니다. 
 
초등학교가 문을 연다면 그땐 학교에서 가까운 103동, 104동을 선호하는 실수요자도 나올 것으로 예상돼 상대적으로 시세가 낮은 지금 이곳을 선점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광주역자연앤자이와 광주역로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선 더파크비스타데시앙 아파트가 한창 공사 중입니다. 2026년 4월 완공 예정입니다. 이제 막 분양한 18개동, 2368세대의 대단지 아파트지만 산자락을 따라 안쪽으로 길게 늘어선 배치여서 자연앤자이의 시세를 넘어설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올해 거래된 국평 입주권 실거래가는 대부분 6억원대 초반에서 최고 6억4000만원대였고, 지금 나와 있는 매물 시세도 7억원대 초반에 형성돼 있습니다. 
 
경기광주역은 판교와 강남 접근성의 가치만 거론되고 있으나 사실 동쪽으로 SK하이닉스가 있는 이천역과도 20분 거리입니다. 올해 초 정부가 발표한 GTX-D 노선에 수서-경기광주역(수광선) 연결도 포함돼 있어 현실화되면 강남 접근성은 더욱 좋아지게 됩니다. 게다가 광주시와 용인시가 함께 경강선 분기선 타당성 용역도 진행한 상황입니다. 경강선이 경기광주역에서 갈라져 용인 반도체클러스터가 있는 이동, 남사와 연결하겠다는 것입니다.
 
경기광주역 일대 아파트는 지금 시점에선 저렴한 시세가 먼저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는 곳이지만, 멀게 보면 교통 호재 집중 지역으로 다시 한번 조명받을 가능성이 잠재된 곳이기도 합니다. 다른 서울 근교 도시들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고 있을 때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습니다. 
 
 
광주역자연앤자이 아파트단지.(사진=김창경 기자)
 
아파트단지에서 경충대로 밑을 가로질러 경기광주역을 오갈 수 있다. 경충대로는 갈마터널과 분당으로 연결된 주도로다. (사진=김창경 기자)
 
광주역자연앤자이 단지에서 가장 인기 높은 107동. 방 3개와 거실이 모두 전면을 바라보게 설계된 4베이 구조라서 동 건물의 가로가 길다. (사진=김창경 기자)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