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식품업계가 제품 가격 줄인상에 나섰습니다. 지난 4월 치러진 총선 직후 활발했던 가격 인상 움직임이 한동안 잠잠했는데 추석을 앞두고 다시 고개를 든 것입니다. 명절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진 가격 인상이라 먹거리 물가 자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 자회사 코카콜라음료는 내달부터 자사 제품 음료의 편의점 판매 가격을 평균 5% 인상합니다. 코카콜라 캔(350㎖)은 2000원에서 2100원으로 5%, 스프라이트 캔(355㎖)은 1700원에서 1800원으로 5.9% 오릅니다. 환타 오렌지 캔(250㎖)은 1400원에서 1500원으로 7.1% 인상됩니다. 또한 파워에이드 마운틴블라스트 페트병(600㎖)과 토레타 캔(240㎖)은 각 100원씩 오를 예정입니다. 코카콜라 제품 가격 인상은 1년 8개월 만입니다.
대상은 내달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종가집 김치 가격을 상향 조정합니다. 기존 1만3000원인 맛김치 900g은 1만4600원으로 12.3% 올립니다. 종가 김치 50g과 80g은 각 1000원, 1500원에서 100원씩 오르며, 인상률은 10%, 6.7%입니다.
오뚜기는 오는 30일부터 케첩, 참기름 등 24개 제품의 가격을 인상합니다. △토마토케찹(300g)은 1980원에서 2100원으로 △참기름(320㎖)은 9590원에서 1만750원 △순후추(50g)는 4845원에서 5560원 △볶음참깨(200g)는 5280원에서 5960원으로 인상되며, 평균 인상률은 10%입니다. 편의점 판매가 인상은 내달부터 적용합니다. 오뚜기는 지난해 12월 가격 인상을 계획했지만 정부의 자제 요청에 이를 철회한 바 있습니다.
CJ제일제당의 경우 가정간편식(HMR) '햇반컵반' 4종(황태국·순두부찌개국·사골곰탕국·미역국밥)의 편의점 판매가격을 4200원에서 4800원으로 조정합니다. 햇반컵반은 즉석밥인 햇반과 소스 또는 국이 함께 구성된 제품입니다. 다만 기존에 사용했던 백미 대신 더 비싼 잡곡으로 대체해 제품을 새롭게 출시합니다. 이에 가격 이상은 아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외식업계에서는 빽다방이 지난 5월 수박주스 가격을 38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린 데 이어 최근 미숫가루와 아이스티 제품 가격을 300원씩 올렸습니다. 앞서 스타벅스는 이달 2일부터 그란데(473㎖)와 벤티(591㎖) 사이즈의 음료를 각 300원, 600원 인상했죠.
식품업계는 이 같은 가격 인상 이유로 원가 부담 적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물가 안정 협조 요청과 국민들의 고물가 부담을 고려해 원가 상승분을 감내해 왔지만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이 올랐지만 이를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뒤늦게 가격을 올려 원가 부담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부 눈치를 보던 식품업계가 가격 인상을 재개한 가운데 뒤늦게 가격 조정에 나서는 업체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먹거리 물가 상승에 대한 걱정도 커지는 상황입니다. 더욱이 식탁 물가가 출렁이는 추석이 다가오는 시점에 이뤄진 가격 인상인 만큼 식품업계는 비난의 목소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격 인상에도 매출 타격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식품기업들이 수익성 강화를 위해 가격 인상을 재개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외식과 가공식품 물가 상승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근본적인 안정화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토마토 케첩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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