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경기도 시흥시 부동산 시장에선 배곧신도시와 은계지구 정도가 외지인들에게도 관심을 받아왔지만, 이젠 한 곳 더 추가해야 합니다. 신안산선과 월판선으로 재평가받고 있는 장현지구입니다.
장현지구는 시흥시청 주변 장현동, 장곡동, 광석동, 능곡동 일대를 개발해 미니신도시로 탈바꿈한 곳입니다. 신안산선과 월판선이 개통되면 여의도, 판교와 30분 거리가 되는 곳입니다.
이곳엔 예전에도 마을과 아파트가 곳곳에 있었는데 택지개발이 떨어진 동네를 하나로 연결해 도시가 됐습니다. 맨 처음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것은 20년 전입니다. 중간에 보금자리주택지구, 다시 시흥장현 공공주택지구로 이름이 바뀌었고 2019년부터 입주가 시작됐습니다.
입주 초기 자릴 잡은 아파트는 LH시흥장현4단지와 17단지, 19단지, 18단지, 루벤시아1·2차 등 주로 임대주택들입니다. 그러다가 2020년 시흥시청역 동원로얄듀크, 장현호반써밋, 시흥능곡역 제일풍경채, 금강펜테리움 등 민간 아파트들이 입주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세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시흥 장현지구 토지이용계획도. (출처=시흥시청, 그래픽=뉴스토마토)
신축 많아도 진짜 역세권 한두 곳 압축
장현지구에서도 시세를 이끌어가는 단지는 시흥능곡역의 제일풍경채센텀입니다.
단순히 위치만 본다면 신안산선과 월판선, 서해선이 모두 만나 복합환승역으로 개발될 시흥시청역 주변이어야 할 텐데, 아쉽게도 시흥시청역 쪽엔 그만한 후보가 없습니다. 이름에서부터 시흥시청역을 강조한 동원로얄듀크가 역 예정지에서 500~600미터 거리에 있으나 고압선 철탑이 걸림돌입니다. 단지 근처 고압선은 지중화했지만 도로 맞은편 철탑과 뒷산 쪽은 그대로입니다. 편의시설이 없는 것도 단점입니다. 역 주변에 빈 땅이 많은데 다른 용도여서 아파트가 들어설 자리는 없습니다.
그래서 다들 여기보다는 편의시설이 모여 있는 시흥능곡역 쪽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시흥능곡역은 신안산선과 서해선 환승역으로 월판선은 없어도 생활환경은 장현지구에서 가장 우수해 보입니다.
시흥능곡역 주변에도 신축이 많은 것은 아닙니다. 사거리를 중심으로 동쪽엔 구축만 포진해 있고 서쪽에 들어선 신축들은 대부분 역과 거리가 있습니다. 역세권이라고 할 만한 아파트가 제일풍경채센텀과 그 옆 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 밖에 없다 보니 장현지구 아파트를 대표하게 된 것입니다. 단지와 대각선 방향의 대형 편의시설 시흥 플랑드르, 모다아울렛과 가까운 것도 장점입니다.
이곳이 바로 지금 움직이고 있습니다.
시흥능곡역 출입구에서 바라본 제일풍경채센텀. 사진 오른쪽이 대형 상업시설인 시흥플랑드르다. (사진=김창경 기자)
시흥 장현지구 일대의 대장 역할을 하고 있는 제일풍경채센텀. 왼편에 나란히 보이는 단지가 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다. (사진=김창경 기자)
일주일새 연달아 실거래…시세 상승 뚜렷
제일풍경채센텀은 110㎡(전용면적 84㎡) 598세대, 99㎡(전용 75㎡) 100세대 두 개 평형으로 이뤄진 4년차 신축입니다. 역 출입구와 200미터 정도 거리로 이곳에서 역과 가장 가까운 단지이기도 합니다.
이달 들어 제일풍경채센텀에서 전용 84형 실거래가 연속 3건 신고돼 일대 부동산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거래는 4월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는데 특히 7월 거래에서 뚜렷한 시세 상승세가 포착됐기 때문입니다. 전용 84㎡형의 5월 거래 최고가는 7억1000만원, 6월엔 7억2000만원, 그리고 7월엔 7억2700만원, 7억1000만원에 이어 16일 7억4200만원 거래가 찍혔습니다.
이제 이 단지에서 나오는 매물의 호가는 7억4000만원을 기준으로 동과 층에 따라 적절하게 퍼져 형성되고 있습니다. 아직은 이보다 호가가 1000만~2000만원 낮은 매물도 있습니다.
제일풍경채센텀과 나란히 서 있는 금강펜테리움센트럴은 제일풍경채센텀을 많이 닮았지만 옆 단지만큼 시흥능곡역에서 더 멀어 시세도, 열기에도 조금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실거래는 나오고 있는데 전용 84㎡형이 이제 막 7억원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호가도 살짝 낮습니다.
시흥시청역과 시흥능곡역의 신축들, 특히 이 두 단지는 광명시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장현지구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서울에서 목동 시세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광명이 뜨고, 광명이 뜨면 이곳 시세가 움직이기 시작한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최근 한두 달 사이 광명시 신축들의 시세가 오르는 게 눈에 보이면서 이 지역의 시세를 선도하는 제일풍경채센텀을 찾는 사람들과 문의 전화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일주일쯤 전에 중개업소 한 곳에서 3건을 체결했다더라고 귀띔했습니다.
제일풍경채센텀은 이미 4년차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이지만 상가 대부분이 부동산 중개업소로 채워져 있다. 단지 맞은편 상가 건물에도 빈 자리가 많아 아직 도시가 완성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사진=김창경 기자)
제일풍경채센텀 길 건너편에 있는 모다아울렛과 시흥 플랑드르. 각종 상가들이 입점해 있으며 지하에 대형 마트가 있어 주민들이 주로 그곳을 이용하고 있다. (사진=김창경 기자)
옵션 유무 확인해야…전세가 하락 압력
서울에서 불어온 바람이 여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확인된 이상 온기는 더 확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제일풍경채센텀이나 금강펜테리움센트럴 모두 신축이라고 매물 시세만 보고 덜컥 계약을 하면 안 됩니다. 분양 당시 투자 목적으로 유입된 사람들이 많다 보니 2년 실거주 요건만 채우고 나가려는 매도자가 많은데, 이 중엔 비용 때문에 시스템에어컨 옵션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따라서 방 세 곳과 거실에 각각 시스템에어컨이 설치돼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4개 에어컨을 새로 설치하려면 브랜드에 따라 500만원 이상 더 들여야 하고 공사 기간도 필요합니다.
전세가는 전용 84㎡형이 4억3000만~4억5000만원 정도인데, 금강펜테리움센트럴 옆에 있는 e편한세상시흥장현퍼스트베뉴 아파트가 곧 입주할 예정이어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편한세상시흥장현퍼스트베뉴에선 3억대 후반에서 4억원 정도에 전세 매물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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