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평택캠퍼스 5공장, D램으로 '선택과 집중'
5기 내부 한개만 파운드리, 나머지는 모두 D램 유력
HBM 주도권 확대 위한 D램 라인 증설
2024-06-25 15:20:43 2024-06-25 17:01:21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5공장(P5)이 한개 라인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나머지는 모두 D램 라인으로 설계될 것이 유력합니다. 수익성이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D램 라인을 증설해 공급량을 늘리겠단 계획으로 풀이됩니다.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는 25일 "평택캠퍼스 5공장은 한개 라인만 파운드리로 가고, 나머지는 다 D램 라인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는 수익성이 적은 파운드리 보다는 D램 사업에 힘을 싣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키 위해 D램 라인 증설에 주력하겠다는 복안입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사진=삼성전자 제공)
 
특히 D램의 경우 '규모의 경제'가 반영되는 대표적인 반도체 분야로 꼽힙니다. 투입 규모가 클수록 수익 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 등이 발표한 '반도체 공급역량 및 원가경쟁력 향상을 위한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주요 3사의 D램 반도체 공급 증가 요인에서 설비 증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2020년 8%에서 2020∼2022년 53%로 대폭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기술 발전 요인의 비중은 92%에서 47%로 줄었습니다.
 
보고서는 "선단 공정의 미세화 난도 상승과 물리적 한계 근접에 따라 기술 발전보다는 설비 증설을 통한 공급 능력 확대가 반도체 생산역량 확보에 더 주요한 요인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결국 라인 증설을 위한 대규모 자본 투입과 자금 확보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무엇보다 전 세계적인 AI 열풍으로 D램 기반의 HBM이 각광받고 있다는 점은 D램 설비를 증설해야 하는 결정적 이유로 작용합니다. AI 연산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되는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층층이 쌓아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합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급증하는 HBM 수요에 맞춰 수익성 개선을 위해 D램 생산능력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라며 "삼성전자 캐파가 확대되면 D램 부문 수익성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업계에선 HBM이 전체 D램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해 8%에서 올해 21%로 급증하고, 내년에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트렌드포스는 "D램의 전체 생산 능력이 제한돼 있어 공급업체들은 미리 가격을 5∼10% 인상했다"며 "향후 Gb(기가비트)당 가격은 D램 공급업체의 신뢰성과 공급 능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이는 평균판매단가(ASP)에 불균형을 초래해 결과적으로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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