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부산모빌리티쇼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주요 완성차 브랜드가 줄줄이 불참을 선언하면서인데요. 그나마 르노코리아 등 신차를 공개하는 브랜드가 있지만 앞으로 행사 유지를 위해서는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는 총 7개 완성차 브랜드가 참여합니다.
2022 부산 국제모터쇼 공식개막 첫날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다양한 신차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제네시스와 르노코리아, BMW, 미니, 어울림모터스 등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행사 규모가 축소됐던 2022년보다 1곳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인
KG모빌리티(003620), 한국지엠은 물론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토요타 등 국내 점유율이 높은 수입차 브랜드들은 이번에도 불참했습니다.
코로나19로 2020년에는 열리지 못했지만 그 이전까지 매번 20여개의 국내외 완성차 업체가 참가했는데요. 하지만 참가 업체 수가 점점 줄며 관람객도 2012년 100만명 수준에서 2022년 49만명으로 급감했습니다.
이제는 존폐 위기에 놓였습니다. 수입차는 물론 국내 업체마저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죠. 사실 모터쇼의 위기는 글로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세계 5대 모터쇼로 불리던 제네바모터쇼는 119년 역사를 뒤로 하고 영구적으로 행사를 취소했습니다.
르노코리아 '오로라1' 실루엣.(사진=르노코리아)
제네바모터쇼의 모습은 전통적인 국제모터쇼가 점차 위상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완성차 업체들은 오히려 전기차 등 자동차가 전동화되면서 모터쇼보다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에 참가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모터쇼의 주목도가 코로나19 이후로 떨어졌고 투자 대비 얻을 수 있는 효과가 적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분석합니다. 특히 큰돈을 들여 모터쇼에 참가하느니 온라인으로 신차 공개 행사를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업계에 퍼졌습니다.
결국 자동차 산업의 변화에 맞춰 각 브랜드가 미래 전략을 발표할 수 있는 매력적인 판이 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티저 이미지.(사진=현대차)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존에 차량만 전시하는 전시 형태로서는 이미 수명을 다했다"며 "부산모빌리티쇼 역시 K-컬처를 접목하는 등 특화된 부분을 통해 지금과 같은 형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나마 올해 부산모빌리티쇼는 르노코리아가 신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체면을 살렸는데요. 르노코리아는 아르카나(구 XM3) 이후 4년 만에 신차인 '오로라1'을 공개합니다. 부산에 공장까지 있는 만큼 이번 신차 공개를 통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다는 전략입니다.
이외 현대차는 경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을, 기아는 픽업트럭 '타스만' 위장막 모델을, 제네시스는 G80 전동화 부분변경 모델을 국내 최초로 공개합니다. 콘셉트카인 '제네시스 엑스 그란 레이서'는 세계 최초로 공개됩니다. BMW는 '뉴 M4'와 '올 뉴 iX2'를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등 미니 '뉴 올-일렉트릭 쿠퍼'를 포함해 총 18가지 모델을 전시합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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