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포스코퓨처엠(003670)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인하 경쟁에 따른 LFP 배터리 전기차가 늘어나고 있어 시장성은 커지고 있지만 본격 뛰어들기에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이 힘들기 때문인데요.
여기에 배터리 업체들은 제품 가격을 낮추기 위해 핵심 소재인 양극재 내재화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다음달 포스코퓨처엠 수장에 오르는 유병옥 신임 대표는 LFP 사업 확대 여부와 양극재 내재화에 따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등 어깨가 무거워졌습니다.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이 다음달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로 취임한다.(사진=포스코그룹)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내년부터 LFP 배터리 양산에 들어갑니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내년 하반기 전기차용 LFP 양산을 시작합니다. 지난 22일에는 중국 양극재 생산 업체 상주리원과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양극재 장기 공급 계약도 체결했습니다. 올해부터 5년 동안 LFP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 약 16만톤을 공급 받을 예정입니다.
삼성SDI(006400)는 2026년 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목표로 하고 후 전기차에도 적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지난해 3월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한 SK온은 본격적인 공급을 위해 완성차 업체와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원가의 40% 이상을 책임지는 양극재 소재 시장에서도 LFP 양극재 개발이 화두로 떠올랐는데요.
포스코퓨처엠도 내년부터 LFP 양극재 2만톤을 생산하고 이후 2030년에는 15만톤으로 늘릴 예정입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공급 협의가 이뤄지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독자 진출 또는 합작사 설립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가격입니다. 중국의 양극재 제품과 맞서 가격 경쟁력 확보가 쉽지 않고 고부가 제품 생산라인 증설로 자금을 투입할 여력이 마땅치 않죠.
포스코퓨처엠 광양 양극재 공장 전경.(사진=포스코퓨처엠)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대표도 지난 22일 전남 광양 양극재 공장 착공식에서 LFP 양극재 생산에 대해 "고객이 원한다면 공급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방향성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 있다"며 "국내 설비 투자를 통한 중국과의 경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토로했습니다.
LG화학(051910),
에코프로(086520),
엘앤에프(066970) 등도 LFP 양극재 개발 계획은 세웠지만 구체적 시점과 전략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결국 국내가 아닌 해외 업체와 합작회사를 세우는 것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실제 LG화학은 중국 화유그룹과 손잡고 모로코에 LFP 양극재 공장을 짓기로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의 합작회사는 미국이 내년부터 해외우려기업(FEOC)으로 지정해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빠진다"며 "중국 지분을 25%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 내재화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저가 전기차가 확대되면서 경쟁력 있는 가격과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서인데요. 내재화율이 높으면 양극재를 외부에 의존할 때보다 가격협상에서 유리한 면도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각각 모회사 LG화학, 자회사 에스티엠을 통해 내재화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에코프로비엠과의 합작사인 에코프로이엠을 통해서도 양극재를 단독으로 공급 받고 있죠. 두 회사를 고객사로 둔 포스코퓨처엠 입장에선 이들의 내재화율이 올라가면 수주 확대에 리스크로 작용합니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공급망 체계가 변화하고 있는 만큼 내재화에 힘쓰고 밸류체인을 안전하게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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