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이지유 기자] 내년 상반기부터 과대포장 기준법이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박스 포장과 밀접한 쿠팡·쓱닷컴·컬리 등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커머스 시장 확대로 온라인 쇼핑 이용건수가 늘면서, 폐기되는 포장 박스 역시 급증하는 추세인데요. 이와 함께 과대 포장에 따른 자원 낭비, 환경 훼손 문제까지 거론되면서 포장 규제에 대한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이에 업계는 그간 친환경 포장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왔지만, 추후 정부의 가이드라인 마련을 주시하고 향후 대응책을 고민한다는 방침입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18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내년 4월 28일부터 '포장공간 비율 규제'를 시행하는데요.
내년 상반기부터 제도가 시행되면 가공식품의 포장공간 비율은 15%, 포장 횟수는 2차 이내로 규정됩니다. 또 음료수, 주류 등 포장공간 비율은 25% 이하로 제한되고, 제과류의 포장공간 비율은 20% 이하, 전자제품류도 35% 이하로 규정되는데요.
보내는 물건 대비 너무 큰 박스를 사용함에 따른 자원 낭비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라는 것이 정부 설명입니다.
구체적으로 과대포장 규제가 적용되는 품목은 △가공식품 △음료 △주류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의류 △전자제품 등입니다. 이들 대부분이 이커머스사 및 홈쇼핑에서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 꾸준히 과대포장 이슈 문제가 제기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통계청의 '한국의 사회동향 2022' 보고서에 따르면 비대면 소비 증가로 국민 1인당 연간 70개 이상의 택배 박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특히 택배 포장재 등의 '폐지류 기타' 배출량은 전년보다 21.1%나 증가했습니다.
소비자들의 염려도 커지는 추세입니다. 한 쿠팡 로켓프레쉬를 이용자는 "쿠팡으로 아이라이너와 염색약을 구매했는데, 빨리 배송이 오는 편리함이 있는 대신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베이킹 도구와 재료를 구입하느라 7개의 상품을 주문했는데, 집 앞에 박스만 8개가 쌓여 있었다"며 과대포장에 대해 우려했는데요.
쓱닷컴과 이마트를 이용하는 상당수 고객들은 "작은 사이즈 제품 하나를 구매했는데, 큰 알비백에 담겨 왔다", "채소 포장의 경우 페트 트레이에 채소를 담고 비닐로 다시 포장하는 방식인데, 트레이를 넣어서 왜 쓰레기를 만들고 분리수거를 더 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등의 부정적 반응을 내놨습니다.
아울러 컬리 구매 후기에서는 "베이커리와 블루보틀 하나를 시켰는데 총 세 개의 박스가 왔다", "식표품을 구매했는데 물티슈 박스보다도 부피가 큰 박스에 포장이 왔다" 등 의견도 눈에 띄었는데요.
일단 업계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일환으로 친환경 포장 시스템을 꾸준히 구축해왔다는 입장입니다. 정부가 이에 대한 전면적 제도 개선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이를 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쿠팡 관계자는 "향후 정부의 방향에 대해 주시하고 과대포장 방지 가이드라인에 맞춰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지만, 당사는 별도로 친환경 포장 프로세스를 연구하는 '패키징 팀'을 통해 친환경 배송 시스템을 구축해왔다"며 "박스 포장을 친환경 재질로 바꾸고, 생분해성 비닐을 도입하고, 스티로폼을 쓰지 않고 프레시 백을 쓰는 것이 다 이 같은 취지에서 마련된 방안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쓱닷컴 관계자는 "이미 지난 10월부터 신세계백화점과 협의해 온라인 신세계백화점몰 선물하기 전용 친환경 패키지를 도입한 바 있다. 이는 택배 포장에 접착 테이프를 사용하지 않는 박스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크기의 포장 박스를 도입하며 내부 빈 공간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배송을 진행하고자 한다. 아울러 백화점, 이마트와 논의해 배송 재생용지 도입 등 친환경 배송 방식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충범·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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