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연말까지 개선안을 도출하기로 한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 단체의 ‘수수료 체계 개편’ 등 협의가 잰걸음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1차 회의에 이어 이달 말 2차 회의가 진행될 예정인데요. 카카오모빌리티의 전향적 입장으로 결과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나오지만, 매우 복잡한 택시 산업 구조와 단체 간 이견으로 최종 해결까지 많은 난관이 예상됩니다.
카카오T 택시 (사진=뉴스토마토)
17일 택시 업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와 택시 4단체(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의 2차 회의는 오는 28일 열릴 예정입니다. 양측은 앞서 진행된 1차 회의에서 큰 아젠다 설정을 논의한 만큼 ‘택시산업발전협의회’(가칭) 발족을 우선 이슈로 세부적인 안건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택시 4단체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2차 회의는 28일로 예정됐는데, 대표자들이 모일지 실무선으로 구성해서 갈지를 조율 중”이라며 “연내에 결과를 도출해야 하기 때문에 ‘협의회’를 어떻게 발족시킬지에 대한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질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앞선 1차 회의에서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 4단체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회를 구성해 공정 배차, 수수료 체계 개편, 가맹 운영 구조 변경, 근무 환경 개선 등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는데요. 협의회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상시 가동하는 형태로 운영될 전망입니다. 외부 전문가는 고정 참여가 아닌 현안에 따라 다양한 인물이 참여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 측 ‘전향적’ 입장에도 택시 단체 이견 등 ‘난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 모두가 ‘원점 재검토’를 거론하며 전향적인 입장으로 나선 만큼 택시 단체와의 협상 결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데요.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정면 왼쪽 두번째)가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전국택시연합회관에서 택시 4단체 대표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업계 안팎에서는 총선이 다가오는 만큼 정치권에서의 유·무형의 압박, 사정당국의 전방위적 칼날, 그리고 강력 쇄신 의지를 드러낸 경영진 등 일련의 상황을 종합해 보면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단체의 의견을 거의 수용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강력한 쇄신 방침을 천명한 카카오모빌리티 측이 택시 단체의 의견을 전격 수용하더라도, 사안의 완벽한 해소까지는 많은 진통이 예상됩니다. 택시 산업 구조 자체가 워낙 복잡한 데다 각 단체마다 셈법이 달라 이견이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4단체와 가맹 택시 업계 대표(한국개인택시티블루협의회·이하 협의회) 양측과 별도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두 단체 간의 입장이 엇갈리는 상황입니다.
수수료 인하 부분과 관련해서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업계와 간담회 후 가맹 수수료를 3% 이하로 줄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택시 4단체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의지 전달이 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향후 구성될 협의회에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한 택시 4단체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자회사 케이엠솔루션이 운영하고 있는 가맹 모집단 구성 등 운영권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요. 이 역시 입장 차로 인해 진통이 예상됩니다. 배회 영업 수수료 역시 각 단체 별 셈법이 다른 상태로 조율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앞서 지난 1차 간담회 후 장강철 협의회 회장은 “타 택시 단체의 입장이 우선될 경우, 전국 5만여 대의 가맹 택시 사업자들은 강력한 항의의 뜻으로 단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장 회장은 “택시 4단체와 만날 의향이 있다”라며 “저희 입장도 듣고 저쪽 입장도 들어 제일 좋은 절충안을 찾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의 솥 안에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해야 하는 상황인데 세부적으로 단체들끼리 입장이 달라 해결까지 난관이 예상된다”라고 내다봤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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