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11월 5일)가 1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현재 대부분 여론조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지난달 27일부터 2일까지 전국의 성인 1514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오차범위 ±3.3%포인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9%로, 45%를 얻은 현 조 바이든 대통령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재로서는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희박한 다른 대선 후보들 즉,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대사(43% 대 49%)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46% 대 48%)와 대결에서도 밀렸습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지난달 22일부터 11월 3일까지 6개 경합주 3662명의 등록 유권자 상대로 실시한 가상대결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 48% 대 44%로 앞섰습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6개 경합주 가운데 5곳에서 앞섰고, 바이든 대통령은 단 한 곳에서만 이겼습니다.
최근 <로이터>와 <CNN>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39%를 기록했는데, 이는 비슷한 시기 재선에 도전한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물론 카터 전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했습니다. 이 같은 추세가 꽤 장기간 계속돼온 것이라는 점에서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입니다.
아직 1년의 시간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트럼프가 다시 백악관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윤석열정부의 대미, 대일, 대북 정책이 유지될 수 있겠느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8월의 '역사적'인 한미일 캠프데이비드 선언이 휴짓조각이 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옵니다. '바이든 외교'는 동맹 중심 외교이지만, '신고립주의' 성향의 트럼프는 집권 시절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차원을 넘어 대놓고 무시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오바마정부와 바이든정부가 북한에 대해 '전략적 인내', '점잖은 무시'로 일관하면서 북한 핵문제를 제쳐놓은 데 비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북한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그것도 세 번이나 말입니다. 그는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에도 김정은 위원장과 친서를 교환하는 등 정상들 개인 차원에서는 친선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트럼프가 귀환하면 다시 북한과 적극적 대화를 추진해서 북한 핵문제의 돌파구를 만들지 않겠냐는 예상과 희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예상을 하는 이들은 트럼프가 미국 민주주의를 위기에 몰아놓고 중동 등 국제정세를 망가뜨린 장본인임을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악화일로인 북한 핵 문제 해결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양가적이고 복합적인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겁니다.
트럼프는, 북한이 영변을 내놓겠다고 했음에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결렬시켰습니다. 바로 그 시간에 자신의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헨이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내자 이를 뒤집기 위한 반전용 언론플레이가 필요했던 것도 그 핵심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외부인으로는 유일하게 북한 핵개발 시설을 직접 참관한, 북한 핵 기술에 대한 최고전문가 시그프리드 헤커 전 로스알라모스국립연구소장은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결정적 기회를 차버린 것이라고 비판하는 대목입니다. 더욱이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 노딜 이후 현재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 희망을 접고 중국, 러시아와 전략적 차원에서 연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과연 트럼프가 북한 핵문제 해결의 희망일 수 있을까요?
황방열 선임기자 hb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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