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올해 4번이나 기소된 미국의 도널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범인식별사진)이 공개되면서 역대 최초로 머그샷을 찍은 전직 대통령으로 남게 됐습니다. 미국 조지아주의 풀턴 카운티 구치소가 트럼프에게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없이 일괄적으로 머그샷 촬영을 강행케 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심의를 통해 피의자 신상을 공개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신상 공개 제도가 도입된 13년간 고작 2건만 공개됐다는 점과 대조됩니다. 우리나라는 피의자가 머그샷 촬영 공개를 거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는 국민의 알권리를 이유로 머그샷 촬영 선택권을 주지 않습니다. 타이거 우즈나, 빌 게이츠, 마이클 잭슨 등 유명인들의 머그샷도 대중에게 공개됩니다.
서울경찰청은 23일 경찰 내부 위원 3명과 외부 위원 4명으로 이뤄진 신상공개심의위원회(신상공개위)를 비공개로 진행한 후 신림 등산로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때리고 성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최윤종(30)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사진=서울경찰청 제공)
13년간 머그샷 공개 단 2건뿐 …미국은 전직 대통령도 촬영 강행
서울 신림동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피의자 조선, 분당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은 머그샷 공개를 거부했습니다. 언제 찍었는지도 모를 증명사진이 머그샷을 대체했습니다.
반면 해외에서는 '국민의 알권리'를 우선합니다. 미국은 경찰에 체포될 경우 머그샷을 촬영해 보관하도록 규정하는 주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피의자가 머그샷 촬영을 거부할 권리는 부여되지 않아 비교적 제약없이 머그샷이 공개 가능합니다.
트럼프처럼 전직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머그샷을 피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조지아주 선거 개입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오후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구치소에 출두했다. 사진은 이날 촬영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머그샷. (사진=연합뉴스)
국민의 알권리와 인권 중시의 차이…한국 피의자 '동의' 해야만 가능
일본은 머그샷 공개 제도 등이 따로 있지는 않지만 범죄사건을 보도할때 실명여부를 원칙으로 하되 언론사 등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도 용의자 머그샷을 언론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국내와 해외의 차이가 큰데는 우리나라 형법은 외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피의사실공표죄 처벌 조항을 두고 있어 참혹한 범죄를 저지른 강력범이라 할지라도 개인 명예와 인권을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흉악범죄가 크게 늘고있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공적 알권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피의자 인권과잉인 반면 미국의 경우 대통령까지 일관되고 공평하게 범죄사건에 대해 시민들이 당연히 공적으로 알아야 한다는 논리로 공개하고 있다"며 "현행 머그샷 부동의 제도 개선 뿐 아니라 한 발 더 나아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강력범죄자에 대해 현장에서 즉시 얼굴을 공개하는 등 신상공개는 더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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