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공사비 상승까지…건설사 3분기도 '흐림'
상장 대형건설사 5곳, 영업익 전년비 4% 감소할 듯
GS건설, 순이익 반토막…공급대책에도 불안감 여전
2023-10-04 06:00:00 2023-10-04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김성은 기자] 하반기 들어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건설사 경영 성적표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입니다. 고금리와 원자재값 등 높아진 원가 부담이 발목을 잡으면서 사업성이 저하한 까닭인데요.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올해 3분기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 등 5개 상장건설사의 매출액은 총 25조5102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동기(24조89억원)보다 6.3% 늘어난 수준입니다.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사진= 백아란 기자)
 
건설사들은 올해 하반기 도시정비 사업 등에서 잇달아 수주에 나서며 덩치를 키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높은 금리와 원가율 악화 등의 요인으로 실제로 번 돈에 해당하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받은 실적 컨센서스를 살펴보면 주요 5개 건설사의 올해 3분기 매출액에서 세금 등 회사가 지출한 모든 비용을 뺀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1조103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8%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3440억원으로 3.8%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외형 성장에도 원자재가격과 인건비 상승 여파로 공사비가 크게 오르면서 남는 게 없는 셈입니다. 현재 시멘트업계는 이달 16일부터 시멘트 공급가격을 톤(t)당 11만2000원으로 6.9% 인상하기로 했으며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또한 지난 8월 기준 전국 9392가구로, 7월(9041가구)보다 3.9% 증가한 실정입니다.
 
실적 부진이 두드러진 곳은 GS건설입니다.
 
GS건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074억원, 802억원으로 전년에 견줘 14%, 50% 쪼그라들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지난 4월 인천 서구 검단 안단테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데다 영업정지 기로에 놓인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GS건설은 지난 4월말 붕괴된 인천 서구 검단 안단테 아파트 건설현장 재시공을 결정하며 5500억원 규모의 결산손실 비용을 반영했는데, 이로 인해 직전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작년 3분기 4조원(10건)을 넘었던 도시정비 수주액은 1조원대로 떨어졌으며 지난 7월 대전 삼성5구역을 끝으로 수주 소식도 없는 상태입니다.
 
(표=뉴스토마토)
 
주택과 비주택 주력 건설사 간의 실적에 대한 희비 교차도 극명히 갈릴 전망입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67%에 달하는 DL이앤씨의 경우 영업이익이 1074억원으로 7.7% 줄고, 순이익은 44.3% 하락한 891억원으로 예상됐습니다.
 
반면 국내 해외건설 수주의 32.8%(상반기 기준)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영업이익 추정액은 7968억원에서 7474억원으로 6.2% 감소하지만 순이익은 6574억원으로 10% 늘어날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밖에 현대건설 영업이익은 2079억원으로 35.2% 증가하지만 순이익은 1518억원으로 35.4%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으며 대우건설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년 전보다 각각 15.4%, 28.3% 떨어진 1738억원, 125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추석 전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보증 확대 등을 담은 부동산 공급대책을 발표하면서 건설사 유동성 리스크가 다소 완화됐다면서도 원가율 안정화와 원활한 공정, 미분양 리스크 해소 등이 이뤄져야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사업과 관련한 리스크 측면에서는 이번 정책 발표가 유의미해 보이지만, 주택공급을 정책의 효과에만 기대기에는 대외 환경이 여전히 녹록지 않다”면서 “최근 청약경쟁률, 미분양추이 등을 보면 분양시장은 일부 개선의 분위기가 감지되나 높은 금리와 원가 부담 지속 등으로 주택건설 사업 사업성은 이미 악화된 상태고, 불확실한 매크로 변수와 엇갈리는 주택가격 전망 속에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불안감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부동산 상황은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방은 연초 대비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라며 “‘9.26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은 공급 확대와 PF 리스크 경감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가계 부채 리스크의 확대를 우려해 수요 활성화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는 점에서 현재 냉각된 부동산 경기에는 미미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백아란·김성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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