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부담 커지는 대한항공…신형 항공기 도입으로 해법 모색
화물 사업 비중 국적사 중 높아 수익성 방어
기업 결합 후 확대되는 체급…불확실한 비용 예측 가능성
인력 감축 비용 절감 없을 듯…항공기 연료 효율화에 방점
2024-10-08 06:00:00 2024-10-08 06:00:00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올해 상반기 높은 유가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매출액 증가율을 크게 밑돌며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020560)과의 기업 결합 이후 보유 항공기 수가 늘어나면 유가가 대한항공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를 대비해 대한항공은 연료 소비량이 기존 항공기보다 적은 신형 항공기를 대거 도입할 계획이다. 연료 소모량이 줄어들면 유가 변동에 따른 비용 부담도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연료 효율이 좋은 신형 항공기 비중이 높아질수록 대한항공의 영업이익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의 신규 도입 예정 항공기 A350-1000(사진=대한항공)
 
외부 환경 영향에 매출 대비 수익성 증가 낮아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8조6937억원, 영업이익은 980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액(7조4694억원) 증가율은 16.4%에 달했지만, 영업이익(9627억원) 증가율은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한항공은 높은 원-달러 환율과 고유가로 인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크게 늘었지만, 영업이익 규모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리스 비용 등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비용이 증가한다. 아울러 전체 비용의 20~30%대를 차지하는 연료비는 유가가 오르면 고스란히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지난 9월까지 국제 유가가 안정되면서 향후 대한항공의 영업이익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뤘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미국 WTI 원유의 월평균 가격은 올해 1~8월 배럴 당 73달러 이상을 유지했으나, 지난 9월 배럴 당 69.37달러로 올해 처음 70달러를 하회했다. 그러나 지난 1일 이란의 이스라엘 미사일 공습으로 국제 유가가 다시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서며 향후 유가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이다.
 
향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업 결합을 마무리하고 보유 항공기 수가 대폭 늘어나면 유가 영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비수기 등 수익성이 낮아지는 기간에도 꾸준히 항공기 운항은 이어진다. 이에 연료비 등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되는데, 항공기 수에 비례해 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7월 기준 153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 결합이 마무리되면 항공기 수가 221대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에 대한항공이 기업 결합 이후 비용 효율화가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이 인력 구조조정 등은 없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비용 효율화는 연료비 등 항공기와 연관된 부분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형 항공기 교체 등 비용 효율화 시작
 
대한항공은 이미 A380 등 초대형 여객기를 점진적으로 퇴역시키면서 비용 효율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A380 등 초대형 여객기는 많은 인원의 승객을 태울 수 있지만 크기 문제로 접근할 수 있는 공항이 제한적이다. 이에 운항할 수 있는 도시가 한정적이라 수익성 극대화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크기로 인해 연료비 지출도 높아 항공기를 띄울 때마다 비용 측면에서 효율성이 낮다.
 
실제로 A380은 수익성 측면에서 타 항공기 기종에 비해 비효율적인 것으로 파악된다.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대한항공이 보유한 A380 여객기 9대 중 운항하지 않는 항공기는 4대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이 운항하지 않는 항공기 10대 중 A380 기종 비율이 40%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은 A380 1대를 해체했으며, 2026년까지 점진적으로 보유 A380 9대를 모두 퇴역시킬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초대형 항공기를 퇴역시키고 연료 효율성이 좋은 중대형 항공기를 도입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유류비가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인건비는 17%, 유류비는 33.1%에 달하는 만큼 연료비 효율성이 높은 항공기 비중이 높아질수록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다.
 
대한항공은 기존 항공기에 비해 연료 소비량이 최대 25% 적은 A350 등 신형 항공기를 도입 중이다. 해당 항공기는 33대가 도입될 예정이다. 아울러 B787-10 20대를 2027년까지 도입할 예정이다. 새로 도입되는 항공기들은 기존 항공기를 대체할 예정이다.
 
신형 항공기가 도입될수록 대한항공의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이 모두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2018억원, 영업이익률은 11.2%가 예상되지만, 오는 2026년에는 영업이익 3197억원, 영업이익률 15.9%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은 막바지 단계에 도착한 상태다. 10.월 현재 미국 법무부(DOJ)와 유럽 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만을 남겨둔 상태다. 미국은 결합 반대 소송 등 명확한 의사표시 행위가 없으면 결합을 승인한 것으로 간주하며, EC의 최종 승인 여부도 요건이 충족된 만큼 승인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신형 항공기가 도입되면 영업적인 측면에서도 긍정적일 뿐 아니라 탄소 배출 등 ESG 리스크를 낮출 수 있어 긍정적”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선영 아이비토마토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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