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특집)집도 '공장'에서 찍어낸다!
(주택시장패러다임 바뀐다)②집도 '레고'처럼..'공업화 주택' 등장
2010-11-05 10:00:00 2010-11-05 17:06:50
[뉴스토마토 김동현기자] 부품을 미리 공장에서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해 완공하는 이른바 '공업화 주택'이 등장했다.
 
블록을 쌓아서 마치 '레고'처럼 짓기 때문에 짧은 공사기간과 원가절감이 이뤄지는 강점과 다소 비싼 가격과 일반인들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공존하지만 집을 공장에서 찍어낸다는 사실만으로도 주택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공기단축·원가절감에 에너지 효율도 높아
 
4일 경기도 판교동 낙원중학교 인근. 이곳에는 SK건설 자회사인 'SK D&D'의 단독주택 브랜드 '스카이홈(SKYHOME)'의 모델하우스가 있다.
 
이곳 '스카이홈(SKYHOME)'은 지난 8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단독주택 브랜드로
모듈러(Moduler)공법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모듈러 공법은 기본골조와 냉난방, 전기배선, 온돌 등이 모두 설치된 거실, 방, 복도 등의 모듈을 공장에서 만든 뒤 현장으로 옮겨 조립하는 공법을 말한다. 전체 공정의 약 80%가 끝난 상태로 반입돼 현장에서 마감 시공이 이뤄진다.
 
이러한 모듈러 공법으로 시공된 주택은 공사기간이 짧고 대폭 원가 절감이 이뤄진다는 점이 매력이다.
 
통상 기존 주택을 짓는데 4~6개월 가량이 걸리지만 모듈러 주택은 공장생산에서 현장시공까지 짧게는 7주, 길게는 9주면 지을 수 있다.
 
SK D&D측은 공사기간은 짧지만 철골구조로 지어져 일반 콘크리트나 목조주택에 비해 자연재해에 안전하며, 50~60년이 넘는 내구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치원 SK D&D 주임은 "(SK라는) 브랜드를 보고 찾아오는 분이 많고, 10년까지 하는 사후서비스(AS) 등이 스카이홈의 매력"이라면서 "(모델하우스에는) 평일 10팀, 주말 20팀 정도 방문하고 있고 문의도 계속오기 때문에 상담받으로 오는 분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에너지 절감 효과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주택이 cm를 자재 오차로 적용하는 기존 주택과 달리 설계도상 mm단위로 자재를 생산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샐 여지가 거의 없다.
 
또 공장에서 사전 제작되므로 건축 폐기물도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철거 시 사용했던 모듈을 해체해 다시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SK D&D 관계자는 "고성능 단열재와 고효율 창호, 현관문 등을 사용해 아파트보다 열효율을 기존 아파트 보다 50% 가까이 높였다"며 "현재 자동차 공장과 같은 대규모 모듈 생산공장을 만드는 것을 검토중이며 연간 2000여채를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 日 공업화주택 들여오기도.."우리 보다 오랜 노하우 축적"
 
이같은 공업화 주택은 '스카이홈'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분당 운중동에는 ES하임의 친환경 주택 모델하우스인 '도마니'가 지어져 있다.
 
이 회사 주택은 일본의 주택메이커인 세키스이 화학공업이 일본에서 만든 주택을 배로 들여와 내부를 꾸미는 형식으로 만들어진다.
 
특히 박스라멘(Box Rahmen)구조라고 불리는 육면체 고층빌딩과 같은 구조를 골조로 채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으로, 강한 내구성을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점 때문에 지난 2월에는 정종환 국토부 장관도 공업화주택 도입 방안을 발표 후 ES하임의 주택연구소를 방문해 둘러본 바 있다.
 
ES하임 관계자는 "일본은 수십년 동안 모듈러 주택을 만들어 왔기 때문에 이분야에서 30년 이상 앞서 있다"면서 "앞으로 기술을 자체 개발해 2~3년 내 공장도 만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시공비는 일부분..땅값 반드시 고려해야
 
이러한 공업화 단독주택은 한국에서 아직 시작 단계다. 가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아파트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만약 판교에 있는 '스카이홈' 모델하우스 모델인 50J(165.34㎡)형을 구입한다면 이 제품은 3.3㎡당 550만원대이므로 시공비가 3억원에 근접한다. 여기에 판교지역 땅을 70평형 정도 구입한다면 이곳 땅값이 평당 800만~1000만원대 이므로 땅값으로 최대 7억원 정도 시행사나 땅주인에게 지불해야 한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주택을 지을 땅이 없는 경우 10억원 가량 지불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SK D&D측은 "판교의 30~40평형 아파트 가격도 10억원대 정도 되기 때문에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업화 주택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부족한 점도 개선해야 할 과제다. SK D&D의 '스카이홈'의 경우, 지난 8월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와 판매제휴를 해 공산품처럼 집을 팔고 있다.
 
SK D&D관계자는 "현재 전국에 '스카이홈' 50여채의 집을 지은 상태지만 인터넷을 통해 판매된 경우는 아직 없다"며 "집과 같은 고가 물건이 인터넷에서 팔리는데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창헌 ES하임 디자인실장은 "향후 지금의 고층 아파트가 노후화 됐을 때 재건축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열손실이 거의 없고, 건축물 폐기물 등이 적은 공업화 주택은 앞으로 더 활성화 될 것"이라 전망했다.
 
공장에서 주택을 찍어내 조립한 주택이 기존 주택에 비해 더 낫다고 할수 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미래형 주거형태가 다양하게 바뀌고 있음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택의 진화가 주택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가속을 붙일 전망이다.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threecod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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