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7조440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58% 증가한 수치입니다. 또 역대 분기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실적입니다. 글로벌 메모리 시황 개선이 호실적을 견인한 데다,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 등이 주효했습니다.
SK하이닉스 올해 1분기 경영 실적.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SK하이닉스는 24일 올해 1분기 매출액 17조6391억원, 당기순이익 8조108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1.9% 상승했고, 순이익은 323% 늘었습니다. 이는 증권가의 실적 전망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입니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당초 SK하이닉스의 실적 추정치(컨센서스)는 매출 17조2803억원, 영업이익 6조5929억원이었습니다. 영업이익 기준 컨센서스보다 12.9% 높은 성적표를 낸 것입니다.
회사는 글로벌 메모리 시장이 개선되자 좋은 실적이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인공지능(AI) 개발 경쟁과 재고 축적 수요 등이 맞물리며 메모리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에 맞춰 DDR5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했다”고 했습니다. 호실적 달성에 SK하이닉스의 1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4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000억원 늘었습니다. 이에 따른 차입금과 순차입금 비율도 각각 29%와 11%로 나아졌습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통상 환경이 변화할지라도 고객사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공급망 내 협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도체 품목별 관세 부과 예고 등 향후 있을 불확실성에 대비한다는 차원입니다.
김기태 SK하이닉스 HBM 세일즈앤마케팅담당 부사장은 이날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현 시점에서는 관세 정책 방향과 이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기에는 불확실성이 커서 구체적인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면서도 “글로벌 고객들은 전반적으로 당사와 협의 중이던 메모리 수요를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어 “일부 고객들은 단기적 공급을 요청하면서 수요를 앞당기는 움직임도 있다”며 “PC와 스마트폰과 같은 IT 소비재들은 당분간 관세 적용이 유예되면서 최종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 전 구매를 서두를 가능성도 있는 만큼 오히려 교체 수요를 촉진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용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도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따른 5세대 HBM 제품 ‘HBM3E 12단’ 판매가 확대돼 2분기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 부사장은 “HBM3E 12단의 제품 경쟁력으로 고객 수요는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에도 견조하다”이라며 “차세대 제품인 ‘HBM4 12단’ 제품은 고객 수요에 맞춰 올해 내 양산 준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CFO(최고재무관리자) 부사장은 “‘설비투자 원칙(Capex Discipline)’을 준수하며 수요 가시성이 높고 수익성이 확보된 제품 중심으로 투자효율성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며 “AI 메모리 리더로서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기술 한계를 돌파해, 업계 1등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이익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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