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국내 해운업계에서 화물 선박에 따른 해상 운임 지수가 정반대 방향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에 주력 선박에 따른 올해 해운사 실적 역시 희비가 있을 전망입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건화물선(벌크선) 운임인 발틱운임지수(BDI)는 1424포인트(p)로 전주(6일·1258p)대비 13.2% 상승했습니다. BDI 지수는 철광석·석탄·곡물 등 원자재를 운항하는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지난달 16일 530p까지 떨어지며 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BDI이지만 한달만에 2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BDI가 곤두박질 친건 '러-우크라 전쟁' 장기화와 함께 중국의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면서 철강 업계 수요가 부진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 정점 이후 신속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전망되고 있습니다. 또 중국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특수채권을 대규모로 발행해 인프라 부양정책도 발표한 부분도 물동량 증가 요인입니다. 이에 따른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BDI가 올라간 겁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1~2월 합산 철광석 수입량은 1억9300만톤(t)으로 전년대비 7.2% 증가했다"며 "석탄 수입 경시 6100만t으로 지난해 대비 71% 증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벌크선의 경우 통상적으로 건설 수요가 줄어 동절기가 비수기로 불립니다. 이에 건설 수요가 회복되는 2분기까지 BDI 상승곡선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BDI 그래프. (캡처=한국관세물류협회)
반면, 컨테이너선의 경우 정반대 상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최근 906.5p를 기록하며 지난해 12월30일 이후 9주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손익분기점인 1000선이 깨진 뒤 이제는 900선 붕괴까지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물동량 급감이 지수를 끌어내리면서 수급 불균형이 지수를 추락시킨 겁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는 5월 상당수의 장기 운송 계약을 만료될 예정인데 이를 앞두고 선사들이 선복량을 조절해 운임 방어에 나서고 있다"면서도 "물동량 회복이 이뤄지지 않아 운임 개선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과거 코로나19 호황기 시절 발주한 컨테이너선이 내달부터 본격 인도가 예정되면서 공급과잉까지 우려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해운리서치 전문기관 MSI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신규 컨테이너선 인도량은 71만7900TEU(1TEU는 길이 6m 컨테이너 1개)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같은 상반된 해상운임 상황으로 주력 선박 별 국내 선사들의 올해 실적 희비가 교차할 전망입니다. 벌크선을 주력하는 팬오션·대한해운은 올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이 예상됩니다. 다만 컨테이너선 주력 선사인 HMM은 상대적으로 경기 침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입니다.
팬오션의 벌크선 중 발레막스 선박 모습. (사진=팬오션)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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