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쌍용차(003620)가 신차 토레스의 판매량 호조와 함께 조직 개편을 통한 KG 체제로 전환하는 등 경영정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KG그룹 인수로 재무구조 개선 발판을 다지고 있는 상황에서 토레스 외 주력 차종 확대와 미래 모빌리티 전략 수립 등이 정상화 과제로 꼽힌다.
13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토레스 9월 판매량은 전월 대비 39.3% 증가한 4781대로 국산 승용차 판매 순위에서 쏘렌토, 쏘나타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국내 대표 인기 차종인 아반떼(4575대), 그랜저(4504대), 스포티지(4361대) 등을 모두 제쳤다.
지난 7월 출시된 토레스는 3개월 동안 1만대에 가까운 9832대가 팔리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출시 이후 동급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순위에서 르노코리아의 QM6를 따돌리고 쏘렌토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쌍용차는 9월 내수와 수출 포함 총 1만1000대를 돌파하며 올해 월 최대 판매를 기록했다. 내수의 경우 토레스 효과로 올해 처음으로 7000대 판매를 넘어서며 지난 2020년 12월(8449대) 이후 21개월 만에 최대 실적을 냈다.
쌍용차 '토레스'.(사진=쌍용차)
쌍용차는 이달 중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종결을 신청할 예정이다. 법원이 회생 종결 결정을 내리면 쌍용차는 1년 6개월 만에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한다.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쌍용차 앞에 놓인 과제는 산적하다. 최우선 과제는 주력 차종 다양화다. 쌍용차의 최대 약점은 단일 차종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데 있다. 9월 기준 쌍용차 내수 판매량 중 토레스가 61%의 비중을 차지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코란도, 렉스턴, 티볼리 등이 흥행했지만 후속 차종을 내놓지 못하면서 경영정상화에 계속 실패했다"며 "KG그룹에 인수됐지만 토레스에 이은 후속 차종이 흥행하지 못할 경우 적자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전환도 중장기 과제다. 쌍용차는 내년 하반기 중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를 출시하고 코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R10과 전기 픽업 모델을 2024년 중 출시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이 전용 플랫폼을 통해 전기차를 쏟아내고 있는 반면 올 초 출시한 내연기관차 기반의 코란도 이모션은 한 세대 뒤진 모델이다. 배터리 수급 문제로 생산도 중단된 상태다. 이에 쌍용차는 중국 BYD와 배터리 팩 및 전기차 전용 플랫폼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코란도 이모션이 3~4년 전에만 나왔어도 쌍용차가 SUV 명가의 맥을 유지할 수 있는데 타이밍이 좀 늦었다"며 "전용 플랫폼을 통한 전기차 출시가 당면 과제"라고 지적했다.
KG그룹과의 시너지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KG스틸(016380)(구 KG동부제철)은 냉연강판과 도금강판, 컬러강판 등을 생산하고 있는데 과거 쌍용차에 부품을 납품한 이력이 있다. 다만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려면 설비 투자 등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또 쌍용차는 오랜 기간 포스코로부터 자동차 강판을 납품받고 있다.
자동차 강판을 생산하지 않고 있지만 쌍용차를 인수한 만큼 생산을 재개할 수도 있어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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