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시그넷, 전기차 충전기 미국 공장 구축
국내 충전 인프라 업체 최초…2150억 초기 투자
2022-10-12 16:24:17 2022-10-12 16:24:17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초급속 충전기 전문 회사 SK시그넷이 국내 충전 인프라 기업으로선 최초로 미국 현지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 기지를 구축한다.
 
SK시그넷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미 텍사스주에 전기차 초급속 충전기 생산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1500만달러(약 2150억원) 규모의 초기 투자 후, 생산량 증대에 따라 필요시 추가 투자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 미국 공장 신설은 미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선제 대응할 기반을 확보하는 의미가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국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특별법(NEVI)’을 제정했고, 지난 8월 시행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에도 전기차 충전소 구축 시 세제 혜택을 포함했다.
 
NEVI 프로그램에는 오는 2030년까지 약 50억달러(약 7조1000억원) 규모의 보조금 예산이 책정돼있다. 고속도로 50마일(약 80㎞)마다 급속 또는 초급속 충전소를 설치해 미 전역에 총 50만개를 구축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NEVI 정책의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충전기 제품의 미국 내 생산이 필수적이다. SK시그넷은 수혜를 받게 될 몇 안되는 기업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NEVI 정책에 따라 구축하는 충전소는 미 정부가 요구하는 기술 기준에도 맞아야 한다. 충전소당 600㎾ 이상의 전력 용량과 4기 이상의 디스펜서가 각각의 차량을 150㎾ 이상의 전력으로 동시에 충전해야 하는 것이다.
 
SK시그넷은 이같은 기술 기준이 전력을 자유롭게 배분할 수 있는 기존 주력 제품과 구성이 유사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350㎾ 용량의 파워캐비넷 1대에 175㎾급 디스펜서 2기 또는 350㎾급 디스펜서 1기로 구성된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해왔기 때문에 경쟁사 대비 선도적인 기술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자체 전망하고 있다.
 
텍사스 공장은 올해부터 생산을 시작해, 2023년 2분기 안에는 생산라인 전량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장 규모는 대지 면적 약 1만5000평(4만9586㎡), 건물 면적 4000평(1만3223㎡) 규모로 동일 부지 내 3000평(9917㎡)의 추가 증축도 가능하다.
 
SK시그넷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미 텍사스주에 전기차 초급속 충전기 생산공장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사진은 텍사스 공장 조감도. (사진=SK시그넷)
 
현 규모로도 미국 내에서만 연 1만기 이상의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SK시그넷의 연간 생산능력은 한국까지 포함해 연간 총 2만기 이상이 됐다. 미 공장을 증축할 경우 3만기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신정호 SK시그넷 대표는 “이번 공장 설립으로 NEVI에 부합하는 제품을 경쟁사 대비 한발 앞서 미국 현지에서 생산함으로써 북미 초급속 충전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희욱 SK시그넷 연구개발본부장(CTO) 역시 “20여년간 축적한 한국 제조 기술과 경험을 미 공장에 이식하고 신속히 미국 내 부품 공급망을 구축해 공장을 조기에 안정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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